카레라이스를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장본인格 물질로 알려진 강황(薑黃; turmeric) 속에 함유되어 있는 한 성분이 낭성섬유증을 치유하는데 괄목할만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황 속에 함유된 커큐민(curcumin)을 다량 섭취했던 마우스들의 경우 낭성섬유증으로 인해 괴사에 이른 사례가 대조群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것.
미국 예일大 마이클 J. 캐플란 박사팀은 23일자 '사이언스'誌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힌 뒤 "가까운 시일 내에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다시 말해 美 낭성섬유증재단의 지원으로 올여름 24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초기단계의 임상시험을 개시하겠다는 것. 이 연구는 적절한 투여용량과 부작용 수반실태를 파악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될 예정이다.
캐플란 박사팀이 이번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낭성섬유증에 걸린 마우스들의 경우 점액성 물질이 소화관을 막아 괴사에 이르게 되지만, 커큐민을 투여한 마우스들에서는 10주 동안 전체의 10%만이 괴사해 대조群의 괴사율 60%를 크게 밑돌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험에 사용된 마우스들은 낭성섬유증 환자들에게서 눈에 띄는 유전적 결함 상태를 90%까지 공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캐플란 박사는 "그러나 자가치료적인 관점에서 환자들이 임의로 커큐민을 다량 섭취하려 한다면, 그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음식물의 형태로 커큐민을 다량 섭취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인 데다 건강기능식품(dietary supplement)의 형태로 판매되고 있는 커큐민 정제의 경우 낭성섬유증 환자가 복용 중인 다른 약물들과 위험한 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또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규제미비로 인해 현재 발매 중인 커큐민 정제들의 순도 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감안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 존스 홉킨스大 부속 낭성섬유증센터의 피터 모게이젤 소장은 "장차 매우 유용한 치료법으로 자리매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라며 각별한 관심을 표시했다.
게다가 인도에서는 오래 전부터 강황의 뿌리줄기를 말려 타박상·염좌·지혈약 등으로 사용해 왔음을 감안할 때 내약성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밖에도 인도는 낭성섬유증 발병률이 유럽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한편 낭성섬유증은 미국에만 환자수가 30,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유전성 질환의 일종. 녹농균에 의해 유발되는데, 유럽系 백인들에게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밀한 상태의 점액성 물질이 폐와 췌장, 십이지장 등 체내의 각종 장기들에 영향을 미쳐 외분비 이상과 중증의 감염증을 유발하게 되며, 폐렴으로 전이될 확률도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점액성 물질이 다른 장기들과 점착되면서 소화를 어렵게 하고, 비타민 흡수를 저해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낭성섬유증 환자들은 또 폐를 비롯한 각종 장기들의 세포내벽에서 염분의 농도에 균형을 유지시키는 작용을 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CFTR(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의 작용에도 결함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은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강황은 심황(心黃)으로도 불리우는 생강과의 여러해살이풀. 울금(鬱金)이라 불리우기도 하는데,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울금의 뿌리줄기 말린 것을 한방에서 강황이라 부르고 있다.
따라서 카레라이스의 착색·향신료로 사용되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강황이 아니라 울금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