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분 결핍 여성은 기억력 '가물가물'
보급제 복용 통해 정상적 상태로 회복 가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4-20 18:40   수정 2004.04.20 23:38
철분 농도가 조금만(moderately) 떨어지더라도 여성의 기억력과 주의력 등 각종 정신활동을 상당히 저해하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억력 등이 감퇴하는 증상은 비단 철분 농도가 완연하게 떨어져 있는 빈혈 환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大 영양학부에서 포스트닥 과정을 밟고 있는 로라 머레이-콜브 박사팀은 19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실험생물학 2004' 학술회의 영양학 세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손쉬운 편이어서 철분 보급제를 복용토록 하는 것만으로 저하되었던 인지기능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콜브 박사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철분이 결핍된 이들은 쉽사리 피로감을 느끼고, 둔감해지는(lethargic) 것으로 알려져 왔다. 콜브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철분 결핍이 정신활동의 감퇴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추가로 새롭게 조명했다는 맥락에서 의의가 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도 가임기 여성들 가운데 9~11%와 임산부들의 25% 정도가 철분 결핍 상태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는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40~50%가 빈혈환자들이며, 세계 인구의 30%가 철분 결핍으로 인한 영양장애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콜브 박사팀은 18~35세 사이 연령대에 속하는 젊은 여성들 113명의 철분 농도를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피험자들은 철분 농도에 따라 ▲정상 그룹 ▲철분 결핍 상태이지만 아직 빈혈로 진전되지 않은 그룹 ▲빈혈환자 그룹 등 3개群으로 분류됐다.

또 콜브 박사팀은 처음 연구에 착수할 당시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사용한 주의력·기억력 및 학습능력 평가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가 종료된 후 피험자들에게는 16주 동안 매일 60㎎의 철분 보급제 또는 플라시보를 매일 복용토록 했다.

그 후 연구팀은 다시 한번 피험자들의 인지기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처음 연구에 착수했을 때는 정상 그룹의 여성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반면 철분 결핍 상태이지만 아직 빈혈로 진전되지 않은 그룹의 경우 테스트 자체는 정상 그룹에 못지 않게 신속하게 마쳤지만, 점수는 훨씬 떨어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빈혈환자 그룹은 테스트를 마치는 데도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을 뿐 아니라 점수도 가장 뒤지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콜브 박사는 "철분 보급제를 복용토록 한 결과 피험자들이 테스트를 마치는데 소요된 시간과 점수가 다시 회복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사들은 빈혈환자들에 대해 헤모글로빈 농도를 측정하는 스크리닝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적혈구 내에 존재하면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헤모글로빈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는 단백질.

그런데 아직 빈혈 증상이 진전되지는 않았지만, 철분 농도가 낮게 나타나는 여성들의 경우 헤모글로빈値를 정확히 측정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눈에 띄고 있는 형편이다.

콜브 박사는 "이 경우 체내의 전체적인 철분 축적량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주는 단백질의 일종인 페리틴(ferritin)의 농도를 관찰하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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