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대체요법제 유방암 공격성 배가
HRT 복용群 사망률 높아 훨씬 치명적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08-08 18:01   수정 2003.08.09 02:28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한 여성들의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할 뿐 아니라 종양 자체도 한층 공격적인 형태를 띄는 관계로 이로 인한 사망률도 동반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이같은 내용은 100만명 이상의 영국여성들을 대상으로 지난 5년 동안 진행되었던 연구작업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호르몬 대체요법제 복용으로 인해 발생한 종양이 보다 공격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음이 시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옥스퍼드에 소재한 기구로 암 관련 연구와 정보수집, 통계조사 등을 수행하는 동시에 환자 구호활동까지 겸하고 있는 '캔서 리서치 UK'(Cancer Research UK)의 발레리 베랄 박사팀은 9일자 '란세트'誌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즉,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한 그룹의 경우 비 복용群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과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모두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

연구팀은 "최근 10년 동안 영국에서만 호르몬 대체요법제 사용으로 인해 50~64세 연령층에 속하는 여성들에게서 유방암이 20,000건 정도 추가로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 동참했던 캐나다 온타리오州 소재 퀸즈大 의대 월터 로저 박사(가정의학과장)는 "현재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 중인 여성들은 당장 사용을 중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45~70세 사이 연령층에 속하는 여성들 가운데 20~50% 정도가 과거에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했거나, 현재 복용 중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로저 박사는 "이번에 공개된 연구결과가 정확하다면 지난 5년 동안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해 온 여성 166명당 1명, 10년간 이를 복용해 왔던 여성 52명당 1명의 유방암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을 것"이라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로저 박사는 중증 폐경기 증상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유방암 발병위험에도 불구,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경우라도 복용기간은 6개월 정도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북미 폐경기학회의 울프 우션 회장은 "여성들에게 당장 호르몬 대체요법제의 복용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관객들로 꽉 들어찬 극장 안에서 불이 났다고 외쳐대는 격"이라며 보다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 줄 것을 요망했다.

다음달 중으로 폐경기 관련 전문가들이 호르몬 대체요법제 처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으로 있는 만큼 성급한 행동은 삼가야 한다는 것.

한편 캔서 리서치 UK의 베랄 박사팀은 지난 1996년부터 2001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50~64세 사이의 영국여성 약 110만명을 대상으로 추적조사 작업을 계속했다.

이들 중 절반 정도는 과거에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했거나, 현재 복용 중인 케이스였다. 또 일부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틴 등 각종 性 호르몬의 전구체 약물로 알려진 티볼론(tibolone)도 병용한 이들이었다. 티볼론은 현재 미국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있는 약물.

그 결과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 복합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했던 여성들의 경우 조사기간 동안의 유방암 발병률이 비 복용群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스트로겐만을 단독복용한 그룹과 티볼론 병행복용群의 경우에는 유방암 발병률이 비 복용群에 비해 각각 30%와 45% 높은 수치를 보였다.

결국 현재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 중이거나, 과거에 복용했지만 지금은 중단한 여성들의 경우 비 복용群 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60% 정도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특히 연구팀은 호르몬 대체요법제 복용群의 경우 유방암으로 인해 사망에 이른 비율이 비 복용群 보다 22%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조사기간 동안에만 637명의 여성들이 유방암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호르몬 대체요법제 복용群이 그들이 복용했던 제품의 종류나 투여경로(경구 또는 패치)를 불문하고 모두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덧붙였다.

베랄 박사는 "오랜 기간 동안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했을수록 유방암 발병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했다.

가령 10년 동안 복용을 계속한 그룹의 경우 1,000명당 5명의 유방암 환자를 추가로 발생시켰으리라 사료된다는 것. 복합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했을 경우에는 이 비율은 1,000명당 19명 수준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것이 베랄 박사의 설명이다.

이와는 별도로 9일자 '란세트'誌에는 경구용 에스트로겐을 복용한 여성들의 경우 다리 부위에 혈전이 발생할 확률이 비 복용群에 비해 3.5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도 게재되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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