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 약품공업은 12월 1일 도쿄도 쥬오구에 있는 빌딩과 땅을 다카시마야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660억을 투자하여 드디어 완성한 새로운 도쿄본사빌딩으로 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여 신약개발·M&A에 투자하려는 것이 숨겨진 속내이다.
최근 세계 제약업계는 거센 M&A 바람이 휩싸인 동시에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을 추진하지 않으면 도태될 위험에 빠져 있다. 일본 최대 제약사인 다케다도 예외는 아니어서, 잉여자산을 매각하여 신약개발 및 M&A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다케다에게는 다른 제약사보다 투자를 서둘러야 하는 사정도 있다.
2010년, 2011년에는 약3,000억엔~4,000억엔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13년부터 1,000억엔대에 발이 묶여 버린 것.
다케다는 과거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는 세계적인 특허약을 4개나 소유한 초우량기업이었다. 당뇨병약 ‘액토스’ 고혈압약 ‘블로프레스’ 전립선암 등의 항암제 ‘루프린’ 소화성궤양약 ‘다케프론’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다케프론’이 2009년 ‘액토스’가 2011년 ‘블로프레스’가 2012년 줄줄이 특허만료가 되고, 액토스는 미국에서 발암위험이 있다는 평결이 내려졌다. 이 4개의 특허제품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했었기 때문에 매출은 급감했고, 차기 유력상품은 개발되지 않는 상황이다.
초조한 경영진은 해외기업을 인수하여 유력상품을 발매할 계획이었지만, 관리와 개발도 잇따라 실패하면서 결국 M&A에 몇 조엔을 허비한 채로 끝나고 말았다.
다케다는 일본 톱제약에서 세계 톱10제약사로 발돋움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그 연장선 상에 이번 매각도 포함시킬 수 있는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 4월에도 시나가와구의 임대용 오피스빌딩을 약320억엔에 팔았다. 그런데 그 앞선 두달 전 항암제를 개발하는 美아리아드 파마슈티컬스를 약 6,200억엔에 인수했다. 비능률적인 설비를 폐기하고 고능률의 신예설비로 바꾸는 ‘스크랩 앤드 빌드’의 공격적인 경영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은 비단, 다케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국내 제약사들 상당수는 환자수가 많고 시장성도 있는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에 중점을 두고 신약개발을 진행해 왔지만, 이 영역의 신약은 이미 나올 만큼 다 나온 상황이다. 그래서 항암제로 이동하고 있지만 암 관련 신약은 발매까지 다다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연구를 시작한 신약후보물질이 실제로 발매되는 성공률은 3만분의 1이라고 할 정도이다.
최근 그 성공례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오노약품공업이 20년에 걸쳐 개발한 항암제 ‘옵디보’다. 오노제약은 ‘옵디보’ 덕에 2016년 매출이 전년대비 48.2%나 증가했다.
일본 제약사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이 기적에 가까운 신약개발 힘쓰고 M&A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과는 몸집에서부터 밀리기 때문에 공격적인 자세로 도전하지 않으면 생존게임에 참가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과연, 다케다의 매각자금이 세계적인 다케다로 발돋움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쏠리는 것도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