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한 약물이 장차 패치제·껌·알약(lozenges) 등 다양한 제형의 금연보조제로도 발매되어 나올 수 있을 것임을 유력하게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美 예일大 의대 토니 조지 박사팀은 15일자 '생물 정신의학'誌에 공개한 논문에서 "파킨슨병 치료제 '엘데프릴'(Eldepryl)이 감정을 고양시키는(pleasure-enhancing) 뇌내 케미컬의 일종인 도파민値를 높여 마치 흡연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특히 '엘데프릴'은 니코틴의 유독성을 순화시켜 체내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다른 금연보조제들과는 다른 기전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도 매우 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 도파민의 대사를 막아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체내에 머물러 있도록 하는 기전을 지닌 '엘데프릴'은 레보도파(levodopa)와 병용하는 약물로 일반명은 셀레질린(selegiline)이다.
이와 관련, 담배를 피우면 도파민의 방출이 촉진되나,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많은 양의 도파민을 필요로 하게 됨에 따라 갈수록 욕구가 강해지고, 결국 중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조지 박사는 "거의 중독 수준의(hard-core) 애연가들에게 '엘데프릴'을 복용토록 한 결과 흡연욕구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최소한 1개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플라시보 복용群에 비해 6배나 높은 수치.
이 시험에 참여했던 40명의 골수 애연가들은 예외없이 이전에도 수차례에 걸쳐 금연을 선언한 바 있으나, 끝내 담배의 유혹에 무릎을 꿇었던 실패 유경험자들이었다.
조지 박사는 "기존의 니코틴 대체요법제들은 많은 흡연자들에게서 별다른 효과를 보이지 못했던 관계로 새로운 금연보조제 출현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그는 또 "20명의 흡연자들에게 '엘데프릴'을 복용시킨 결과 2명이 8주에 걸친 시험기간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반면 플라시보를 복용했던 같은 숫자의 대조그룹에서는 불과 1명만이 금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시험이 모두 종료된 시점에서는 '엘데프릴' 투여群의 경우 9명이 금연에 성공했으나, 플라시보 복용群은 이 수치가 3명에 머물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같은 성공률은 도파민値를 증가시키는 기전을 지닌 '자이반'과 동등한 수준의 것. '자이반'은 '엘데프릴'과 마찬가지로 체내에 니코틴을 공급하지 않는 약물이다. 니코틴은 심장박동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조지 박사는 "도피민의 대사를 억제하는 약물들의 경우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으나, '엘데프릴'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