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곡신(digoxin)을 복용한 고령층 환자들의 경우 최고 30% 정도에서 적색·녹색 색각이상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요지의 논문이 영국에서 공개됐다.
특히 이 논문은 색각이상 부작용이 혈중 디곡신 농도가 정상적인 수치를 보인 환자들에게서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의사가 환자들에게서 디곡신의 독성발생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색각이상 검사를 행하는 일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 만큼 진단이 어려울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하고 있는 대목인 셈.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디곡신을 복용한 고령층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색각이상이 약물의 과량투여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추정해 왔었다.
런던시립大 J. G. 로렌슨 박사팀은 '영국 안과학誌'(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사실 디곡신은 고령층 환자들에게서 두통, 구역, 피로감, 이청(耳聽; confusion) 등의 부작용을 빈번히 수반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온 약물. 디곡신은 심장마비 등 심장질환을 치료하는 용도의 강심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로렌슨 박사팀은 고용량의 디곡신 복용과 색각이상 발생의 관련성을 관찰하기 위해 30명의 고령층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이번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이전까지 시력에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이들.
시험을 진행한 결과 디곡신을 복용한 환자들의 20~30%에서 경미한 수준의 적색·녹색 색각이상 증상을 보였으며, 약 20%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경우 청색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로렌슨 박사는 "디곡신의 복용량과 색각이상 사이에는 별다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디곡신은 현삼科에 속하는 유럽 원산의 다년생 식물로 관상용이나 약용으로 재배되는 디기탈리스(digitalis)의 잎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제조되는 약물이다. 영어권에서는 '여우장갑'(foxglov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기도 하다.
특히 심근(心筋)의 수축력을 강화시키는 기전을 지니고 있어 심장박동의 효율성이 떨어졌을 때 널리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