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특허관련 소송을 남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정책이 추진될 전망이라고 美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이 20일 밝혔다.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 처방약들이 보다 신속하게 시장에 발매되어 나올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이 적극 검토되리라는 것.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브랜드명 의약품 메이커들은 한 품목당 30개월의 특허보호 보장기간을 1회에 한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며, 특허보호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전제요건과 특허항목 등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21일 발표했다.
개정법은 관보(Federal Register) 게재 후 60일 동안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제정될 것이라고 행정부의 한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그에 따르면 백악관측은 전체 처방약의 절반 가량이 브랜드명 의약품들에 비해 3분의 1 안팎 가격에 불과한 제네릭 품목들로 대체가능하며, 이 경우 연간 약 30억달러의 약제비가 절감될 수 있으리라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소송남발 전략은 일부 제네릭 품목들의 발매시기를 몇 년씩 뒤로 미루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왔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 같은 현실에 제동을 걸고, 제네릭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1984년 제정되었던 것이 해치-왁스만法.
그러나 연방공정거래위원회(FTC)는 올초 "역설적이게도 해치-왁스만法이 소송 진행기간 동안 브랜드명 의약품 메이커들이 최고 30개월까지 특허보호 보장기간을 연장받는 도구로 악용되어 온 데다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하는 제약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심지어 일부 메이커들의 경우 30개월의 특허 방패막이 기간을 한차례 이상 활용했던 전례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의약품 메이커들이 "하찮은"(frivolous) 이슈를 빌미로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이에 따라 처방약 문제는 올해 있을 선거에서 핫 이슈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제네릭의약품협회(GPA)의 캐슬린 D. 재거 회장은 "부시 행정부가 제네릭 제품들의 발매지연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입고 있는 불이익에 이제서야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반면 美 제약협회(PhRMA)의 잭키 코트렐 대변인은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기 전까지 입장표명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상반된 입장을 내보였다.
한편 상원은 지난 7월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제네릭 메이커들의 경쟁력을 위축시키기 위해 특허법을 악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 법을 발의했던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당·뉴욕州)은 백악관측의 움직임에 대해 20일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해치-왁스만法이 그러했듯, 또 다른 맹점이 도사린 법이 만들어질 경우 제네릭 메이커들은 앞으로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즉, 부시 행정부의 이번 제안이 선거를 의식한 '립 서비스'에 불과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