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社는 1년 전 항우울제 '푸로작'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간판품목이었던 '푸로작'의 특허만료로 인한 매출손실이 20억달러대에 달했기 때문.
게다가 패혈증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했던 '자이그리스'가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데다 다른 약물들의 개발도 지연을 거듭해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최근 릴리는 어둡고 길었던 터널의 끝이 가시권에 들어 온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추신경계 약물에 집중해 한 우울을 판 결과 이제 또 다른 '빅 셀러'의 잇단 출현을 기대할 수 있기에 이른 것.
지난 16일 새로운 항우울제 '심발타'(Cymbalta; 둘록세틴)가 FDA의 조건부 허가를 취득한 것은 그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본지 인터넷신문 9월 18일자 참조>
'심발타'는 '푸로작'의 후속약물. 실제로 '심발타'는 대부분의 항우울제들이 그러하듯,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기전을 나타낸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까지 억제한다는 것은 분명 '푸로작'類의 약물들과는 차이를 드러내는 작용기전이다.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 증권社의 제약담당 애널리스트 로버트 헤이즐렛은 "향후 '심발타'는 릴리에 매우 중요한 약물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건부 허가 결정이 추가적인 임상시험 수행을 요구하지 않고 있어 굿 뉴스에 다름 아니라는 것.
그는 '심발타'의 한해 매출규모가 20억달러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견했다.
물론 '심발타'가 실제로 블록버스터급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심발타'가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에 동시에 작용하는 최초의 약물이 아니라는 점은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이 즐겨 인용할만한 메뉴. 톱 타자의 영예를 선점한 약물은 와이어스社의 블록버스터 항우울제 '이펙사'(Effexor)이다.
그러나 스탠퍼드 C. 번스타인 증권社의 애널리스트 리차드 에반스는 "릴리의 '심발타'가 '이펙사'에 못지 않은 매출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릴리는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매우 강한 제품력을 보유한 제약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심발타'가 '푸로작' 보다 더욱 효과적인 항우울제로 각광받으리라 기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샌디에이고大 스티븐 스탈 박사는 "우울증에 수반되는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에 관한 한, '심발타'는 매우 돋보이는 항우울제"라고 말했다. 다른 항우울제들은 그 같은 통증을 경감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
이밖에 릴리는 현재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적응증으로 하는 약물인 '스트라테라'(Strattera)의 발매도 막바지 단계에 육박한 상태이다.
'스트라테라'는 지난달 14일 FDA의 조건부 허가를 취득했었다. 다만 FDA는 임상시험을 추가로 진행토록 요구해 실제로 시장에 발매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헤이즐렛 애널리스트는 "우울증에도 '스트라테라'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해 최고 7억5,000만달러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스트라테라'와 '심발타'가 모두 늦어도 내년 2/4분기에는 최종허가를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항우울제 시장은 화이자社와 포레스트 래보라토리스社 등이 가세하면서 한층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헤이즐렛은 "릴리는 이미 항우울제 시장에서 가장 먼저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제약기업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추신경계 약물과 항우울제 분야에서 워낙 출중한 시장공략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릴리가 중추신경계 약물 시장에서 단연 괄목할만한 제품력(pipeline)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누군가 향후 릴리의 주가가 상승세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믿느냐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라는 게 에반스의 답변이다.
릴~리(Re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