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과 유방암 발병 "관련 없다"
복용기간·가족병력·용량·체형 등과 무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6-28 06:23   
우리 아무런 사이도 아니예요!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장차 유방암이 발병할 확률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공개되어 뭇여성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996년도에만 피임제 복용이 유방암 발병률을 25% 정도까지 증가시킬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54건의 연구사례들이 발표됐었다. 최근에는 가족병력이 있는 여성들이 피임제를 복용하면 유방암 발병률을 최소한 3배 이상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결과도 공개되었을 정도다.

그러나 폴리 A. 마치뱅크스 박사가 주도한 美 질병관리센터(CDC)·국립보건연구원(NIH) 공동연구팀은 27일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공개한 논문에서 "과거에 피임제를 복용했다고 해서 미래에 유방암이 발병할 확률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상반된 결론을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현재 피임제를 복용하는 주된 연령층에 속하는 35~64세 사이의 여성들에게서 향후 유방암 발병률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요지로 그 동안 제기되었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으리라는 맥락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마치뱅크스 박사팀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4,575명의 환자들과 4,682명의 건강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피임제 복용실태, 출산현황, 전반적인 건강상태, 가족병력 등을 파악했던 것. 인터뷰는 애틀란타, 디트로이드,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시애틀 등 미국 내 주요도시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지난 1945년 이후 태어난 미국여성들의 80% 가량이 현재 경구용 피임제를 복용 중이거나, 과거에 복용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5년 이후 출생한 여성들은 피임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1세대들. 이는 1960년대부터 최초의 경구용 피임제들이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 경구용 피임제를 복용했다고 해서 훗날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한층 신뢰할만한 증거자료가 확보됐다. 즉, 유방암을 진단받은 여성들의 77%와 건강한 여성들의 79%가 각종 경구용 피임제를 복용했던 것으로 나타난 것.

결국 피임제를 복용했거나, 복용하지 않았거나 유방암 발생률은 대동소이했던 셈이다.

아울러 유방암 가족병력이나 20세 이전의 어린 나이 때부터 피임제를 복용하기 시작했더라도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피임제를 장기간 동안 또는 고용량으로 복용했더라도 특별히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증거는 포착할 수 없었다는 것.

마치뱅크스 박사는 "이 같은 결론이 백인이거나 흑인이거나, 마른 체형의 소유자이거나 뚱뚱한 체형의 소유자이거나 무관하게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존스 홉킨스大 의대 캐시 J. 헬즐사우어 박사는 "그 동안 피임제를 복용해 왔거나, 이제 피임제를 복용해야 할 시기에 접어든 여성들에게 이번 연구결과는 둘도 없는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지타운大 부속병원 유방암 클리닉의 책임자로 재직 중인 클로딘 아이작 박사도 "피임제와 유방암 발병의 관련성을 시사한 연구사례들은 충분하고 확실한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했었다"며 지지입장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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