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프로슈머 신전성시대
인터넷·모바일 시대 맞아 브랜드-소비자 콜라보레이션 더욱 강세
임흥열 기자 yhy@beautynury.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4-03-31 09:25   


지난 13일 저녁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애비뉴엘 9층에 50여명의 여성들이 모였다. 이들은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샘플 제품을 테스트하고 투표를 하고 설문지를 작성하느라 분주했다. 이곳에 모인 20~30대 여성들은 카버코리아가 런칭한 새 브랜드 언니레시피의 품평단이었다. 언니레시피의 컨셉은 ‘소비자가 만드는 리얼 코스메틱’이다.

국내 화장품업계에 ‘프로슈머’가 다시 한 번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슈머는 ‘생산자’를 뜻하는 영어 ‘producer’와 ‘소비자’를 뜻하는 영어 ‘consumer’의 합성어로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이 말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21세기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처음 사용됐다. 토플러의 예상은 적확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시장에 나온 물건을 구입하는 객체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스스로 창조해나가는 능동적인 존재로 변화하고 있다.

카버코리아는 지난 2월 언니레시피 품평단 1차 모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각 품목별 OEM·ODM 업체를 선택하기 위한 블라인드 테스트가 진행됐는데 비비크림과 미스트는 코스맥스가, 팩트는 한국콜마가, 에센스는 코스메카코리아가 각각 선정됐다. 브랜드 BI와 각 제품의 이름도 품평단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행사장 풍경이 마치 주주총회를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 프로슈머 마케팅이 도입된 것은 사실 오래 전의 일이다. 한국 화장품시장을 이끌어온 아모레퍼시픽은 1982년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프로슈머 제도를 시작, 30년 넘게 이를 이어오고 있다. 화장품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지닌 대학생과 직장인, 주부들이 프로슈머로 참여하며, 매년 100건 이상의 의견들이 제품 개발에 활용된다. 창사 66주년을 기념한 ‘멜로디 크림’도 개발 단계부터 심층 인터뷰, 품평회 등으로 프로슈머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완성된 제품이다.

인터넷·모바일 시대를 맞아 중소업체들도 소비자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나서고 있다. 뷰티상품 전문몰 리얼스킨은 100일 동안 1만 명의 고객들과 소통해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 리얼뷰티를 런칭했다. 소비자들은 컨셉, 네이밍, 용기 디자인 등 제품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며, 홍보를 맡을 모델도 응모자를 대상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선발한다. 이 모든 과정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화장품 성분에도 민감해졌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화장품 성분 분석 어플리케이션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플 출시 7개월 만에 43만 명이 다운로드했고 현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안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월 25일 현재 ‘화해’에는 1만7,432개 제품의 상세 정보가 등록되어 있으며 신제품도 신속하게 업데이트된다. 물론 소비자가 등록을 요청할 수도 있다. ‘화해’를 통해 소비자들은 각 화장품의 함유 성분과 EWG 등급, 피부타입별 적합도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올해 그린프로슈머 4기를 운영 중인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평소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한 에세이, 신규 아이디어 등으로 구성된 지원 서류는 컨설팅 업체의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버금갈 만큼 양적, 질적으로 풍부하다”면서 “앞으로도 전문가 수준의 프로슈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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