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 팬데믹에서 혁신 촉매제로
제약바이오·의료산업 구조 전환을 더욱 가속하는 촉매제
이종운 기자 new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1-29 08:06   수정 2021.01.31 09: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포함하는 고위험군 질병의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그에 따른 사회적 및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대응으로 질병경제학(Economics of Disease)이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추정 사망자수 2억명을 기록한 1347년의 흑사병을 시작으로 인류는 끊임 없는 전염병의 등장과 그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SARS(사스), Swine Flu(신종 인플루엔자), Ebola(에볼라), MERS(메르스), COVID-19(코로나19) 등 5건에 달하는 전염병이 등장하면서 인명 피해, 생산성 저하 등 사회 및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월드이코노믹포럼(WEC) 자료에 의하면 2002년 발생한 사스는 이듬해인 2003년까지 지속되면서 약 770명이 사망했다.  2000년대 첫 팬데믹으로 기록된 신종 인플루엔자의 경우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약 20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2014년 등장한 에볼라는 2016년까지 2년간 약 1만1000명의 사망자, 2015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메르스는 약 850명의 사망자가 기록됐다.  2019년 말에 등장한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1월 기준 누적 사망자수는 약 200만명에 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공동으로 발간하는 '과학기술&ICT 정책·기술동향' 최신호는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를 인용, 중상 정도의 심각성을 가진 대유행(팬데믹)으로 전세계는 연간 57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겪었고 이는 글로벌 소득의 약 0.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 컨설팅기관, 경제전문언론 등이 제시하고 있는 2021년 글로벌 기술 트렌드의 주요 배경으로 질병경제학을 언급한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가 더 강해지면서 종식시키기 어려워지고 있는 현 상황을 지적했다.

질병 정보 공유 및 조기 차단 체계 마련 등 질병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가 간 협업 필요성이 증대되고 인공지능(AI), 5G 등의 신기술이 의료 분야에 적용되며 향후 미래 의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정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Ontact(온택트)의 부상도 2021 글로벌 기술 트렌드의 주요 배경으로 언급했다.  코로나19로 물리적 이동성이 제약되면서 온택트 분야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다양한 기술들의 적용과 새로운 사업 기회들이 생겨나는데 기인하고 있다.  의료 분야의 온택트 사례로는 원격진료, 스마트 헬스케어, 디지털 바이오마커(digital biomarker),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재활로봇 등 실로 다양하다.

이에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는 '2021년으로 이동하는 10대 기술 트렌드' 발표에서 의료 데이터(Health Data)를 주요 기술 트렌드로 제시했다.  의료 데이터 수집과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환자 치료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관측이다.

미국 스타트업 전문 경제 매거진 'Inc.'가 발표한 '2021년 주요 비즈니스 및 기술 트렌드'는 올해 중대한 혁신이 일어나는 10대 분야 가운데 △신약개발 가속화 △원격의료 성장의 2개 트렌드를 선정했다.  

코로나19는 신약개발의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키는 계기를 마련했고 예전보다 용이한 임상시험 환경을 조성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코로나19로부터 노출 위험을 감소하기 위해 의사와 환자 간 영상 채팅, AI 아바타 기반 진단, 비접촉 기반 약물 전달과 같은 원격의료 서비스에 대한 논의와 구현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자사가 선정한 2021년 9대 전략 기술 트렌드에서 행동인터넷(Internet of Behaviors)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에서 더 진화한 행동인터넷은 사람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보험회사가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가입자 신체 활동 데이터를 추적하는 사례가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인류가 직면한 많은 도전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5대 기술을 2021년 트렌드로 선정했다.  5대 기술 중 로봇공학을 선정한 포브스는 의료, 운송 등 다양한 분야에 로봇 활용이 확산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정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세계의 현재 경제 상태로 인한 심각한 격변에서 기업 또는 조직의 탄력적이고 민첩한 대응이 요구"되며 "코로나19는 그 동안 진행되어오던 산업구조 전환을 더욱 가속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