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로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지만 거듭되는 임상 실패에 연구의 흐름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치매 치료제의 새로운 지표가 계속해서 발견되면서 신약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만 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현재 가능성을 두고 있는 연구 키워드는 무엇이 있을까?
J Korean Neuropsychiatr Assoc(2018;30-42)에 게재된 ‘알츠하이머 치매 약물치료의 현황과 미래’ 논설문에서는 임상진행 중인 실험적 약물들에 대해 몇 가지 연구 주제를 언급했다.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가장 기본적인 병태생리로 추정되는 현상은 아밀로이드의 뇌 축적과 그에 따른 신경세포 시냅스의 소실이다. 이런 아밀로이드 생성과 응집, 제거에 이르는 각 단계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약제가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이용한 연구가 있다. 최근 분당차병원 김옥준 신경과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류마티스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휴미라 투여군의 기억력이 45.98%에서 63.63%로 호전되는 것이 확인됐다. Y-maze 검사에서도 아밀로이드베타에 감퇴된 기억력이 20.46% 나아졌다. 뿐만 아니라 아밀로이드 플라그의 감소, 신경염증 반응 억제,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 상승 등이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치매DTC융합연구단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공동단장팀이 진행한 연구로, 치매 환자의 뇌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인 억제성 신호전달물질 ‘가바(GABA)’가 과다 생산을 조절하고, 기억력 저하와 인지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본 책임연구원팀은 자체 발굴한 ‘KDS2010’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이용해 마오비 효소를 억제시켰다. 연구 결과, 약효가 4주 이상 지속되고 가바 생성 억제 뿐 아니라 세포 환경에 따라 효소의 작용을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타우 병변인 신경섬유총(neurofibrillary tangle)은 아밀로이드 신경반보다 치매의 임상 양상과 더 잘 부합하는 경향이 있다. 한 예시로, ‘ADEL-Y01’은 치매 원인 물질로 알려진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다. 이는 뇌에 축적돼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타우'의 축적을 억제하고 제거한다.
또 다른 키워드인 면역 치료제는 이미 생성된 Aβ 단백을 제거하여 신경 독성을 줄이고자 하는 전략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뇌혈관장벽(BBB, Blood-Brain Barrier)은 치료제 성분이 통과하기 어려워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이중항체’ 기술이 주목됐다.
한국 바이오텍 에이비엘바이오는 BBB 투과율을 높여 파킨슨성 치매에 핵심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알파 시누클린(α-synuclein)과 수용체 매개 수송(RMT) 셔틀 분자 수용체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ABL301’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예비독성 연구를 준비 중에 있다.
그 외에 `트렘2(TREM2)` 면역세포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트렘2 유전자 변이는 치매 발생률이 3-4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TREM2 쥐모델 연구결과, TREM2 신호가 많을 수록 알츠하이머질환 진행을 멈추게 하고 일부 인지기능 저하를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치매치료에 있어서 성공가능성을 보이는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신약개발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