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에도 떳떳한 회사를 만들어야죠"
오상환 신일북스 대표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1-23 09:15   수정 2008.01.23 09:37

신일북스 오상환 대표가 약학 전문 출판사를 시작한 지 20여 년이 훌쩍 지났다. 

20여 년 전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었을 당시 오 대표는 복사판 서적을 파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왔다.

농업, 섬유공학, 의학, 약학 등 다양한 책을 복사해 전국의 대학들을 다니는 중 약학서적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기로 결심한 오 대표는 '신일북스(당시 신일상사)'를 만들어 출판사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그 당시는 약학서적이 체계적이고 전문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었죠."

출판사가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시스템은 운영에 큰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었다고 한다.

저작권 문제와 책의 질, 그리고 외국 원서만을 번역해오던 것도 문제였다.

그러나 1987년 '예방약학(당시 위생약학)'이라는 국내판 책을 발간하기 시작하면서 문제점은 서서히 해결됐다. 이와 함께 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칼라판을 만들고 1988년 저작권협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시작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장사를 하겠다" 

오상환 대표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가진 철칙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라는 것이다.

그는 만든 책에 대해서만큼은 신용이 쌓이지 않으면 계속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전한다.

"비록 '책장사'를 하고 있지만 제가 만들고 있는 책을 보는 교수, 학생, 약사 등 고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인쇄와 제본 과정에서도 신용을 잃지 않아야 책을 제작하기가 수월해지죠."

오 대표는 약사가 주인공인 영화촬영에는 책을 빌려달라는 주문이 들어오기도 하고, 건강 프로그램에서는 교수들을 추천해달라는 주문을 받는다. 최근엔 약학회, 약사대회 등의 약업계 행사에도 참여를 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도 하고 있다.

"일단 기분 좋아요. 누군가 인정받는 느낌도 들고 교수들이나 약업계에서 제가 찾아다닐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가서 알리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이렇게 자신을 조금씩 알려가고 있는 오 대표는 힘들었던 시기에 주변에서 몇 만 부씩 팔리는 책들을 보면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베스트셀러라고 몇 만 부씩 팔리는 책들을 보면 천 부만 팔려도 베스트셀러라는 약학서적이 한없이 작아보였기 때문.

"전문서적은 많이 팔리지는 않아도 책의 단가가 소설보다 비싸고 찍는 부수가 많지 않아 적자 부담이 적기 때문에 나름대로 위안을 삼고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다른 유혹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죠. 하하."

오 대표의 웃고 있는 얼굴에는 그 동안의 힘들었던 과정을 담고 있는 듯 했다.

"약학 책은 손해보더라도 만든다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없이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기 힘들어요. 그리고 '약학분야의 최고가 되보자'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분야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 같은 원칙이 그가 지금까지 책을 만들고 있는 이유다.

약학 발전을 위한 발걸음 '전진'

오 대표는 약학서적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포부도 밝혔다.

"약학서적이 외국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출판사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요. 외국 저자를 유치하거나 원서를 만들어 국제적인 출판사로 발돋움해야 약학서적 시장이 발전한다고 봐요. 가까운 일본의 출판사에서는 연구비를 지원해서 연구과정을 책으로 만드는 등의 투자를 하고 있고 그것은 곧 환원을 의미하죠. 앞으로 저도 그러한 날을 꿈꾸고 있어요."

그는 약학 발전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분명하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전진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현재는 '아직은'이라는 단서가 붙을 수밖에 없는데 약학 발전에 일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꿈을 갖고 더 전진해야겠죠. 50년, 100년 후에도 떳떳한 회사를 위해 열심히 책을 만들 생각이에요."

20년을 책과 함께 했지만 해야 할 일이 있기에 오 대표는 전진하고 또 전진하기 위해 오늘도 책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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