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최근 밝힌 개봉재고약 반품사업에 대한 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선 약국가는 대약이 밝히고 있는 반품의약품 수거방법이 약국과 제약·도매업체간의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원칙만 고집한 사업으로 정작 실효성은 없다는 것. 반면 대약측은 각 약국의 노력과 관심이 기울여진다면 충분히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사업이라며 해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약국가가 지적하는 이번 반품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봤다.
△거래명세서 확인 불가능하다.
대약이 밝히고 있는 수거방법에 따르면 약국이 직접 거래명세서를 확인해 주문한 거래처에 해당 의약품을 반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약국에서는 넘쳐나는 거래명세서를 일일이 보관하기도 힘든 실정에서 이를 찾아내 해당 업체에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서울과 경기같은 대도시 지역 약국들은 거래업체가 많은 데다 또 거래처변경도 잦기 때문에 명세서보관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더구나 구입시기가 오래된 유효기간 경과의약품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한가지 제품을 두고 수십여 거래업체 중에서 어디서 들어왔는지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만약 해당 제약사에 거래내역을 뽑아달라고 해도 반품에 비협조적인 제약사들이 이를 해줄리 만무하다고 한다.
서울 D약국 약사는 "거래명세서를 찾기 위한 약국의 행정적 업무부담이 너무 크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약은 약국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대약 한 관계자는 "반품을 할 생각이 있는 약국이라면 기본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더구나 거래명세서는 법적인 보관의무가 있고, 정부 실사 때문이더라도 보관을 하고 있어야 한다"며 "행정업무 부담과 반품으로 인한 정산비용 중 보다 비용효과적인 방안을 약국이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이 문제는 약국의 행정적 업무 부담에 대한 고려를 대약이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약국에서 역시 거래명세서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약사회에만 일을 떠맡기는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당 업체 직원이 직접 반품...불가능하다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되는 가장 큰 부분이다.
대약은 각 반품 거래처 직원이 각각 약국을 별도 방문해 자사관련 의약품을 수거해 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약국에서는 수금조차 잘 하러 오지 않는 업체들이 반품을 위해 약국을 방문할 리 만무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경기 O약국 약사는 "과연 10위권 밖의 제약사들이 약국에 찾아와 반품을 받아갈까? 요즘에는 월말에 수금할때도 잘 안오는 제약사직원들이 과연 반품을 수거하기 위해 모든 약국을 방문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 D약국 약사 역시 "거래처가 한두곳이 아닌데다 특히 온라인 거래의 경우를 대약이 고려해 봤는지 모르겠다"며 "또한 업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의약품을 받아가는 것이 강제사항도 아닌데 시간과 인력을 고려할 때 별도의 반품수거를 할 리가 만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반품사업이 도매업체의 개입없이 제약사가 직접 반품을 받을 수 있다면 괜찮지만 현재 제약과 도매의 마진구조를 고려한다면 별도의 반품시스템이나 법제화가 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S약국 약사 또한 "약국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다"며 "문전약국이라 하더라도 거래가 크지 않은 품목은 반품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번 반품은 사실상 90%의 약국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고 토로했다.
약국 뿐 아니라 반품을 수거해 갈 주체인 업체들 역시 사실상 수거작업은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모 도매업체 관계자는 "단순하게 생각을 해도 각 업체가 반품을 위해 별도의 차량을 가동하고, 이를 다시 전산입력하고, 또 다시 제약에 넘겨야 하는 업무상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과연 업체들이 만사 제쳐두고 일부러 약국을 가서 반품을 받아오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이는 약국에서도 이해할 것이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부 업체들은 실적보고를 이유로 반품을 차일피일 연기하며 실제로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실정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지역은 가능…하지만 서울·경기 등은 불가능
이에 대해 대약은 이미 부산 등 지역 약사회의 경우 이번 반품사업과 같은 방식을 통해 성공적인 반품이 이뤄졌다며 전국적인 사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 사업을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부산의 경우 부산시약사회와 부울경 도매협회에 따르면 양 단체가 실시한 불용재고반품 사업에 900여 약국이 참여해 16억4천 여만원의 반품(약국 당 180여 만원)이 이뤄졌다.
울산시 약사회 역시 이같은 방법으로 반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은 거대 도매업체가 많지 않고 지역 약사회가 사실상 주도권(?)을 갖고 있는 지방의 경우는 가능하지만, 서울과 경기지역처럼 약국과 업체가 많은 곳은 사실상 적용하기 어렵다고 분석되고 있다.
△각 단위약사회를 통한 반품사업이 더 나을 것이다.
이와 관련 약국가에서는 오히려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각 단위약사회를 통해 일괄적으로 반품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약 차원의 재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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