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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뇌경색 재발이 최초 증상 발생 후 첫 일주일에 집중되며, 재발 위험은 박리가 발생한 위치보다 혈관 영상에서 확인되는 형태적 특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연구팀은 국내 1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CRCS-K-NIH)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뇌경색 재발 위험이 증상 발생 초기 급격히 높아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양상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홍정호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장성화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두개경부동맥박리는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머리 또는 목 부위 동맥의 안쪽 벽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드는 질환이다.
혈관 벽 사이에 혈액이 고이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뇌로 공급되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두개경부동맥박리는 50세 이하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뇌경색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두개경부동맥박리로 인한 뇌경색 재발이 초기 단계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대부분 최초 증상 발생 후 약 일주일이 지난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해 급성기 재발 양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일시적인 신경학적 증상 변화와 실제 뇌경색 재발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연구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환자 711명 1년 추적…첫 일주일 내 재발률 17.4%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급성 뇌경색 또는 일과성 허혈발작(TIA)으로 입원한 환자 7만5903명 가운데 최초 증상 발생 후 7일 이내에 두개경부동맥박리를 진단받은 711명을 대상으로 뇌경색 재발 양상을 분석했다.
일과성 허혈발작은 일명 ‘미니 뇌경색’으로 불리며,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감소하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다.
분석 대상 환자들은 최초 증상 발생 후 중앙값 7.7시간 만에 병원에 도착해 기존 연구보다 이른 시점부터 관찰이 이뤄졌다.
연구팀은 초기 재발을 보다 정확하게 판정하기 위해 입원 기간에는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새로운 뇌경색이 발생하거나 기존 병변이 확대된 경우에만 재발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뇌경색 누적 재발률은 최초 증상 발생 첫날 8.7%를 기록했으며, 일주일 이내에는 17.4%까지 증가했다.
반면 이후 재발률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누적 재발률은 1개월 이내 18.4%, 1년 이내 19.9%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추적기간 중 뇌경색 재발이 최초 증상 발생 후 첫 일주일에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재발 발생률을 환자 1000명을 하루 동안 관찰했을 때를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첫날 재발 발생률은 271.2건으로 가장 높았으며, 2~3일째에는 44.9건, 4~7일째에는 13.8건으로 감소했다. 일주일 이후에는 0.1건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에서 최초 증상 발생 후 첫 일주일이 재발 위험 관리에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박리 위치보다 혈관 형태가 중요…협착만 나타나면 재발 위험 1.69배
이번 연구에서는 뇌경색 재발 위험과 관련된 혈관 영상의 특징도 분석했다.
그동안 임상에서는 두개경부동맥박리가 머리 안쪽 혈관에 발생했는지, 목 부위 혈관에 발생했는지 등 박리 위치를 중요하게 고려해 왔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는 박리가 발생한 위치와 뇌경색 재발 위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박리된 혈관의 형태는 재발 위험과 뚜렷한 관련을 보였다.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든 혈액이 혈관 안쪽을 밀면 혈관이 좁아지고, 바깥쪽으로 밀면 혈관이 늘어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혈관의 형태적 차이에 따라 재발 위험이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혈관 영상에서 박리된 혈관이 늘어나지 않고 좁아지기만 한 환자는 좁아진 부분과 늘어난 부분이 함께 관찰된 환자보다 1년 이내 뇌경색 재발 위험이 1.69배 높았다.
또한 박리된 혈관 내부에 두 개의 혈류 통로가 관찰되는 경우에도 재발 위험이 증가했다.
혈관 벽 사이에 혈액이 흐르는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원래의 혈류 통로와 나란히 놓이면서 영상에서 두 개의 통로처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이중 혈류 통로가 확인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1년 이내 뇌경색 재발 위험이 1.87배 높았다.
특히 최초 증상 발생 후 2~3일째에는 이중 혈류 통로가 관찰된 환자의 재발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3.8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재발 위험을 평가할 때 박리 위치뿐 아니라 혈관 영상에서 확인되는 형태적 특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초기 세심한 관찰 필수”…맞춤형 치료 전략 근거 기대
이번 연구는 국내 17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전국 규모의 다기관 뇌졸중 코호트를 활용해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초기 재발 양상과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증상 발생 후 이른 시점에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MRI를 활용해 실제 재발 여부를 판정함으로써 기존 연구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급성기 재발 양상을 살펴봤다.
계명대 동산병원 홍정호 교수는 “두개경부동맥박리 환자의 뇌경색 재발 위험을 평가할 때는 혈관 영상에서 보이는 형태적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향후 박리된 혈관 모양에 따라 환자의 위험도를 세분화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급성 뇌졸중 환자를 입원 시점부터 전향적으로 등록해 온 전국 규모의 자료(CRCS-K-NIH)를 기반으로 기존 연구에서 놓치기 쉬웠던 초기 뇌경색 재발 양상을 살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발이 최초 증상 발생 후 첫 일주일에 집중되는 만큼, 환자 상태가 안정돼 보이더라도 이 시기에는 세심한 관찰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Neurology 2026년 10월 13일자(107권 7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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