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CE 불응 시 신속하게 전신치료 전환”…간암 가이드라인, 대대적 세대교체 선언
‘The Liver Week 2026’서 공개…1차 면역항암제 치료 실패 후 후속 치료 전략 국내 최초 체계화
8cm 이하 단일 종양에 방사선 분절절제술 대안 제시 및 소형 간암 양성자치료 등 선택권 확대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6-22 09:23   
김보현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교수가 2026 간세포암종 가이드라인 개정을 발표하고 있다. © 국립암센터

면역항암제 중심의 전신치료 전략을 전면 재정비하고,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나 고령·간기능 저하 환자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 치료 기준을 정립한 새로운 한국형 간암 표준치료지침이 제정됐다.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최근 개최된 국제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6’에서 대한간암학회와 공동으로 ‘2026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공식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022년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축적된 최신 연구 결과와 국내 임상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진단부터 국소치료, 방사선치료, 전신치료(항암치료)에 이르기까지 간암 진료 전반의 권고안을 개정해 국내 간암 진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기반의 병용요법을 중심으로 전신치료 전략을 전면 재정비했다는 점이다. 우선 개정안에서는 2022년 가이드라인 당시 도입 단계에 머물렀던 다양한 면역항암제 조합인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등을 주요 1차 치료로 권고했다.

특히 그동안 실제 진료 현장에서 가장 고민이 깊었던 ‘1차 면역항암제 치료 실패 후 어떤 약제를 쓸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치료 전략을 국내 최초로 체계화했다. 개정안은 1차 치료 실패 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렌바티닙, 소라페닙 등의 표적치료제나 또 다른 면역항암제 조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환자 맞춤형 치료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중심의 기존 치료 전략에서 벗어나, 환자 상태에 따른 대안 치료의 적응 기준이 정비됐다. 특정 환자군에서는 경동맥방사선색전술(TARE)을 TACE의 대체 치료로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특히 8cm 이하의 단일 종양 환자에서는 경동맥방사선색전술(TARE)의 한 기법인 방사선 분절절제술(radiation segmentectomy)의 적용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 방사선 분절절제술은 종양이 위치한 간 분절에 국한해 고선량 방사선을 투여하는 치료법으로 정상 간 실질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국소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간 절제 수술이 어려운 3cm 이하 소형 간암의 경우, 기존의 고주파열치료술뿐만 아니라 체부정위방사선치료(SBRT)나 양성자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이는 고령이거나 간기능 저하 환자 혹은 종양 위치상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이 반복적으로 재발해 기존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효과가 없는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불응성’ 환자에 대한 대책도 구체화됐다. 개정안은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환자의 간 기능이 더 나빠지기 전에 신속하게 전신치료로 전환하도록 명시해 치료 효과와 장기 생존율 향상을 도모했다.

또한 간의 좌외측이나 전하방 등 접근이 비교적 용이한 위치에 있는 간암에 대해서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간절제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 등급을 상향했다. 이는 개복 수술과 비교했을 때 암 치료 효과는 동일하면서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임상 근거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2026년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처음으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과 ‘메타분석’을 전면 도입했다.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다학제 전문가들이 모여 진료 현장에서 가장 갈등이 생기기 쉬운 핵심 질문들을 도출했고, 수많은 국내외 논문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권고안의 신뢰도와 근거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간암은 환자 개개인의 간 기능과 종양의 병기, 위치에 따라 치료법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 진료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한국형 표준치료지침으로 진료 표준화와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치료 선택지가 좁은 고령 환자나 기존 치료 실패 환자들에게 대안을 제시해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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