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한 노인 환자의 4명 중 1명이 약물관련 문제가 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약사의 약물 중재와 복약상담 수행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인 환자는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 위험성이 더 높은 만큼, 약물 중재 활동 등 약사의 역할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김서영, 김다혜, 박소연, 김윤희, 노주현, 남궁형욱, 이정화)는 '노인의료센터 환자 중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의 유병률 및 관련인자 분석'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최근 발간된 병원약사회지 40권 4호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이주연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최정연, 김광일 교수도 함께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의 유병률 및 입원의 유형, 약물관련 문제의 예방가능성,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 관련 인자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노인 환자는 노화로 인한 약력학 및 약동학적 특성의 변화로 약물이상반응 발생위험이 증가하고, 성인에 비해 약물관련문제로 인한 입원(이하 DRA) 위험성이 약 7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노인 환자의 DRA 관련 국내 연구는 제한적인 상태다.
연구팀은 2020년 8월 1일부터 지난해 6월 30일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에 입원해 노인포괄평가를 시행한 65세 이상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환자 403명 중 약물관련문제로 입원한 환자는 4분의 1에 해당하는 106명(26.3%)으로 총 125건이 확인됐고, 이 중 55.2%는 예방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예방 가능한 약물관련문제는 총 69건(55.2%)으로, 이 중 '부적절한 약물선택 및 중복'이 33건(47.8%), '복약순응도'가 17건(24.6%)이었다. '부적절한 약물선택 및 중복' 중 '노인부적절약물 사용'은 24건으로 전체 예방가능한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의 34.8%를 차지했다.
이어 연구팀은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낮은 복약순응도 △10개 이상 다약제 복용 △복용 중인 노인부적절약물 개수가 약물관련문제로 인한 입원과 연관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 예방을 위해 다약제 복용 및 노인부적절약물에 대한 약사의 중재 및 복약상담 수행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전했다.
노인포괄평가(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 CGA)는 △기본적인 인구학적 정보 △기저질환력 △시력과 청력을 포함한 기능평가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기능평가 △노인 우울증 평가 △약물평가 △영양평가로 구성돼 있으며, 약사-간호사-영양사가 노인의 만성적이고 복합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에선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팀 의료를 통해 종합적인 노인포괄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노인에서의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을 규명하고자 다학제의 전문가 그룹이 변형 델파이 설문 방법을 사용해 도출한 최초의 표준화된 도구를 활용했다. 전자의무기록 중 응급초진, 입원초진 중 주호소(chief complaint), 주진단명, 신기능, 간기능, 전해질, 혈액학적 항목 등의 검사결과를 검토해 수정된 도구에 따라 약물관련문제 유발 가능 증상을 파악했다. 약물관련문제는 WHO-UMC 인과성 평가 결과 '가능성 있음(possible)' 이상으로 정의했다. 또 2인의 평가자가 독립적으로 약물관련문제의 인과성과 예방가능성을 평가했고,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의 유형 및 원인 약제, 예방가능한 약물관련문제의 유형을 분석 했다. 약물관련 문제로 인한 입원의 관련인자는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이용해 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