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은 19일 논평 '그약이 알고싶다-치매에 약이 있다는 희망부터 버리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가 약 5,000만 명으로 남한 인구수에 맞먹는다.
각 국가들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치매 인구가 급증하면서 치매를 국가 보건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으며 WHO, OECD, UN 등 국제기구 등도 국제적 공동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문재인 정부도 치매국가책임제를 천명하며 치매안심센터 설치, 장기요양서비스 확대, 치매 의료비 부담 완화, 치매 진단·치료제 등에 대한 중장기 연구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건약은 프랑스의 치매치료제 급여중지 사례를 언급하며 의약품보다 환자 케어에 대한 국가비용 투자를 강조했다.
건약에 따르면, 프랑스정부는 올해 8월 전 세계에서 치매 치료제로 허가받은 4개 약제에 대해 급여중지를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는 그 사유로 4개 약제가 △효과가 미미하고 일시적이고 △심각하고 때로 치명적인 부작용을 나타내며 △다른 약들과의 상호작용이 너무 많아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프랑스는 환자들과 그들의 고통 받는 가족들이 더 이상 의미 없는 약에 의존하는 시대를 끝내고 실질적인 육체적, 정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에 정부의 기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약은 "사실 그동안 치매 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 왔다"며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메만틴은 병의 진행을 막거나 치료해 주는 약들이 아니라 증상을 약간 늦춰주는 약에 불과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도네페질을 복용한 환자들은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에서 단 3점이 개선됐고(70점 등급), 메만틴을 복용한 중등도 환자들은 인지 능력 개선에서 3점(100점 등급), 일상 생활 수행 개선도는 1점(54점 등급), 행동 개선은 3점(144점 등급) 상승을 보여주는 등 임상 효과 의구심이 끊이지 않아왔다"고 지적했다.
건약은 또 "효과뿐만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는데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 은 심박수를 느리게 하거나 심차단, 실신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으며 메만틴은 어지러움, 두통, 췌장염, 신부전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며, 심장약·혈압약·신경병약 등 만성질환 약을 많이 복용하고 있어 부작용 우려가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건약은 "불행하게도 아직 우리에게 치매 예방 백신 주사 한방, 완벽한 알약의 시대는 열리지 않았다"며 "별 의미 없는 치료제보다는 환자 삶의 질을 높여줄 다양한 방안에 공적 자금을 투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은 치매국가책임제를 외치는 우리도 새겨봄직하다"고 판단했다.
건약은 "그러나 국내에서는 심지어 치매예방약, 뇌영양제라는 미명으로 효과 불능의 약도 보험 재정을 축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진정 국가가 무엇인가를 책임지겠다고 한다면, 쓸모없는 것들을 거둬내는 작업을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