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학술대회나 공청회의 좌장은 회의 진행을 원만하게 유도하면서 발표자의 발표 시간을 조정하고 발표내용을 합리적으로 종합하는 자리다.
따라서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 중요한 대목에서 '물줄기'를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18일 있었던 약학교육 내실화 및 약사인력 제도 양성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공청회에서 좌장을 맡았던 서울대 약대 문창규 교수는 필요 이상의 발언을 했다.
본연의 임무인 발표자와 다음 발표자 간의 가교 역할 외에 이날 문창규 교수는 일곱차례나 주제와 관련해 발언을 함으로써 좌장이기를 포기(?)하고 발표자로 나선 모습을 연출했다.
문 교수는 이번 공청회를 '약대 연한연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집요하고 절묘하게 좌장의 자리를 이용했다.
의료계와 한의계의 우회적인 반대의견에 대해 "이번 공청회는 약사의 자질 향상과 그를 바탕으로 한 국민 보건증진 차원"이라며 몇차례 강조하면서 "약학이 발전하려면 의료계, 한의계의 도움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등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를 차단하고 심정적 동조를 구하는 데 성공했다.
공청회 초반에 한의계와 의료계 대표에게 발표시간을 할여한 것은 이들의 반대논리가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히 무뎌지게 만든 전술이었다.
또 약대 대표 패널의 발언 기회를 가장 뒤로 미룸으로써 시간에 쫓겨 하고픈 말을 다할 수 없도록 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약대생 100여명이 참석, 커리큘럼 문제에 대해 벼르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지정토론 도중 약대 대표의 발언 시간이 주어졌다면 결과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비단 이런 문제 뿐만 아니라 문 교수의 회의 진행 기술은 오랜 경험에서 나온 노련미라는 평이다.
회의 말미에 한 참관객의 돌출적인 의사진행 발언을 과감하게 차단한 것이 문 교수가 이날 공청회에서 좌장으로 한 유일한(?) 역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