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서는 의-약 '민영화 저지'에는 어떤 영향?
정부 의료민영화 정책 함께 대응해 온 보건의료단체 움직임 관심
임채규 기자 lim82@naver.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4-02-06 12:30   수정 2014.02.06 13:13

분명한 선을 긋고 갈 것이라는 분위기가 현실이 됐다.

의사협회의 의약품 택배배송 허용 요청을 계기로 약사회가 의사협회와는 공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의사협회가 앞에서는 행보를 함께 하자고 강조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이기적 행태를 보이며 의약분업을 파기하려는 궁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약사회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서 '의료민영화 저지'라는 이름으로 걸음을 맞춰온 약사회와 의사협회의 결별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인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에 반대하면서 보건의료단체가 함께 대응해 온 부분이 있고, 이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하면 상황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별 분위기는 진작부터 노출됐다.

약사회는 지난달 약학정보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해 의사협회의 제보가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의사협회와의 공조체계를 파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의사협회가 보건의료단체의 중심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다른 단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특히 구성원을 대표하는 의사협회가 약학정보원 압수수색과 관련해 제보를 했다는 내용은 '꼼수'이고 '보건의료인 전체의 명예에 상처를 남기는 자살행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급기야 복지부와 협의에 나선 의사협회가 '의약품 택배배송 허용'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약사회는 5일 성명서에서 '의사협회가 팜파라치를 동원해 약국을 괴롭혔고, 청구불일치 사태에는 약사직능을 도적의 무리로 매도했다'고 강조했다. '걸핏하면 의약분업을 파기할 궁리만 해온 무리'라는 강도높은 표현도 동원했다.

그러면서 '의협 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부정한 국민건강 축내기와 비리에 대해 '국민적 심판대'에 올릴 것이라며 각을 세웠다.

의약분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택배허용'을 의사협회가 요구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약사회도 '더 이상 인내는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현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원격진료와 법인약국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의료민영화에 대응하는 보건의료단체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주변 관계자는 "그동안 보건의료단체는 사상 처음으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반대한다며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이었다"면서 "뜻을 같이하는 시기에 이가 빠지거나 힘이 나눠지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민영화와 관련해 보조를 맞춰온 약사회와 의사협회간 공조가 깨지면 정부로서는 반길 수도 있다"면서 "정책을 추진하려는 정부 입장에서 보건의료단체가 함께 움직이는 것보다는, 각각의 단체와 따로 대화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낫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보건의료단체의 공조가 깨지면 원격진료와 법인약국을 추진하는 정부를 일정 부분 도와주는 양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약학정보원 제보와 의약품 택배허용 요구가 사실이라면 의사협회가 적정 선을 넘은 것이고,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약사회가 '의사협회 배제'나 '공조파기'를 언급한 배경은 이해가 간다"라고 전했다.

공조를 깰만한 여지를 준 '제보'와 관련해 의사협회의 적절한 설명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의약분업 제도를 깨자는 '의료기관의 의약품 택배배송 허용' 요구를 약사회가 묵과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관심은 의사협회를 제외한 보건의료단체의 행보다.

이미 약사회는 의사협회를 국민적 심판대에 세우겠다며 각을 세웠고, 함께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다른 단체의 움직임에 따라 또다른 영향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의사협회 배제'를 선언한 약사회가 앞으로 어떤 전략과 과정을 거쳐 법인약국 등의 현안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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