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제휴’ 산-학-연 협력을 넘어 해외로!
목적에 따라 다양…적절한 제휴형태 찾아야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1-17 06:39   수정 2008.01.17 13:18

전략적 제휴는 이제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내 모든 제약사들에게 있어 핵심적인 사업 영역이 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 산업의 환경이 전략적 제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뀌는 탓도 있겠지만,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몸부림’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최근 한국제약협회가 외자계 제약사들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등의 행보는 이러한 ‘몸부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에 전략적 제휴에 대한 그간의 논의와 최근 흐름들을 정리해 보고, 향후 국내 제약업계가 취해야할 전략적 제휴의 형태를 모색해 본다.

생존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위한 몸부림

사실 ‘전략적 제휴’는 그간 국내 제약업계에 있어서도 ‘산ㆍ학ㆍ연 협력’이라는 형태로 꾸준히 진행돼 왔다. 87년 물질특허 도입 이후 국내 제약 산업 발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서, 연구비 지원과 함께 대학 및 연구소 등의 기술을 제약 산업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이다.

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는 몇 해 전부터 ‘기술거래’라는 형식으로 그 틀이 보완되면서 보다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며, 최근에는 제약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내 연구개발 투자 수준을 임계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해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중심으로 심도 있게 진행된 바 있으며, 현재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과거 ‘Seed Money’ 형태의 제약 사업 지원정책에서 탈피, 연구비와 연구 인력을 결집한 형태의 규모 있는 ‘신약후보물질도출 전문사업단’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제휴에 대한 중요성이 한 층 더 강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내 제약업계의 커다란 환경변화 때문일 것이다. 한미 FTA 등에 따른 국내 제약 산업의 세계시장으로의 ‘노출’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를 국내 제약사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격의 경영 패턴으로는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전략적 제휴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있어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자,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새로운 발전 방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해외 조인트벤처’ 설립 등 전략적 제휴의 확장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라이선스, 공동연구, 지분투자 이외에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조인트벤처’나 ‘장기 지원 협약’ 등의 전략적 제휴가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라이선스 및 공동연구의 경우, 지난해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한 교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실제 전략적 제휴 논의가 진행됐는지, 진행됐다면 어느 수준으로 진행됐는지는 지켜봐야할 대목이지만, 전략적 제휴의 특성상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활발한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의 라이선스, 공동연구, 지분투자 등의 기술협력 대상이 국내로 국한되지 않고 해외로 확장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분투자의 대상에 있어 국내 벤처를 넘어 글로벌 벤처캐피탈을 통해 해외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많은 국내 제약사들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는 것.

이중 조인트벤처 설립은 그간 국내에 ‘알려진’ 사례가 1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드문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 제약업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현재 해외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인 국내 A社 관계자는 “요즘 해외투자를 좀 한다는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 벤처캐피탈은 물론 조인트벤처 설립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단순한 정보수집 차원에서의 투자에서부터 인수합병까지도 고려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B社 관계자는 “사실 벤처캐피탈 설립은 어느 정도 자금력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방법인데, 국내 제약사들이 이러한 부분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우리나라 제약 사업이 발전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형태의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VC)을 활용한 해외시장 진출

전략적 제휴가 그 어느 때 보다도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이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선 당연히도 진출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 필요한 만큼, 외국 제약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사전 정보를 입수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에 대해 기술거래 및 인수합병 컨설팅 전문가들은 해외 벤처캐피탈을 통한 정보수집, 시장분석을 권유하고 있다. 즉 해외 사정에 밝은 글로벌 벤처캐피탈을 선별해 투자하게 되면 벤처캐피탈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정보는 물론 해외시장 동향 등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러한 투자에서부터 시작해 어느 정도 정보와 자신감이 쌓이면,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의 제약사와 합작 또는 합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아예 인수합병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벤처캐피탈에 투자하는 것도 일종의 투자이기 때문에 수익성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벤처펀드에 투자하면 우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용하고, 투자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기술을 라이선스인 할 수 있다”며 “맘만 먹으면 적절한 해외 제약사를 인수해 해외시장 진출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은 신약후보물질의 원활한 라이선스 인-아웃을 물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방식보다 진일보된 방식이 될 수 있다”며 “2A전략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라이선스 개념과는 달리, 국내 제약사들이 중심이 돼 기술거래 및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략적 제휴가 현 시점에서 꼭 필요한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자사에 맞는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조건 해외시장에만 진출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며, 자사의 실정에 맞게 적절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택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라는 것.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LG생명과학, SK케미컬, 삼양사 등은 자체적으로 기술발굴을 위한 전담인력을 확보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제약사들이 이런 부분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어느 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에 대해서 보다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사항을 제약사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우선 자기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어떤 비전을 달성하려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는 것.

둘째로 전문가들은 자기 기업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왕좌왕 할 수도 있고 뜬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들만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국내 유력 기술거래 및 인수합병 컨설팅社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이 대세인 것처럼 이야기해도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와의 협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을 택하든 최종 목표인 신약개발과 이윤창출을 달성하는 것을 가장 핵심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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