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해외 시장서 일상 소비로 자리 잡는다
미국 구매 빈도 증가·유럽 수요 급증…일본은 할인행사 외 매출 60% 성장
김민혜 기자 │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28 05:30   수정 2026.10.28 05:45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성장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경험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피부 관리에 한국 화장품을 포함하고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과 구매 방식에는 국가별 차이가 있어 시장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6(Amazon Beauty in Seoul 2026)'에서 아마존 미국·유럽·일본 사업 담당 임원들은 현지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K-뷰티의 성장 현황을 분석하고 시장별 공략 방향을 제시했다.

 

미국, 젊은 고소득층이 성장 견인

웬디 프랭크스(Wendy Franks) 아마존 미국 헬스·뷰티 사업 총괄 부사장은 K-뷰티가 미국 소비자의 일상적인 스킨케어 루틴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K-뷰티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고객들의 일상적인 루틴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아마존 미국에서 K-뷰티는 전체 뷰티 카테고리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 미국의 뷰티 고객 3명 중 1명이 K-뷰티 제품을 탐색하고 있으며, 2년 전 5명 중 1명 수준에서 해당 비율이 65% 증가했다.

아마존 미국 헬스·뷰티 사업 총괄 웬디 프랭크스(Wendy Franks) 부사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6'에서 "K-뷰티는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 미국 소비자의 일상적인 스킨케어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프랭크스 부사장이 주목한 것은 K-뷰티 소비자의 연령과 구매력이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K-뷰티 주요 구매자 연령대는 26~45세로, 일반적인 뷰티 고객보다 약 20세 젊다. 연간 가구소득은 평균 12만5000달러로 일반 뷰티 고객의 두 배 이상이다. 연간 K-뷰티 지출액은 1인당 81달러, 구매 빈도는 3.7회로 나타났다.

K-뷰티 구매자 1인당 제품 구매 횟수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해 전체 뷰티 산업의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다. 단순히 K-뷰티를 알아보는 소비자뿐 아니라 실제로 제품을 구매하는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가 제품을 탐색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프랭크스 부사장은 스킨케어 루틴을 구성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아마존이 올해 도입한 루틴 빌더(Routine Builder)에선 소비자가 피부 관리 목적에 따라 제품을 조합하고 사용 순서를 확인할 수 있다. 글래스 스킨(Glass Skin), 피부 장벽 회복(Barrier Repair), 저자극 레티놀(Gentle Retinol) 등과 관련된 루틴에서 높은 구매 전환율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을 발견한 이후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에선 신뢰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프랭크스 부사장은 향후 3~5년간 실제 사용자 후기와 크리에이터의 경험, 소비자 커뮤니티의 검증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는 브랜드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시장의 기회는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마존 캐나다에서 K-뷰티는 전년 대비 57% 성장했으며, 현지 전체 뷰티 시장 성장률의 약 12배에 달했다. 프랭크스 부사장은 캐나다를 부차적인 시장이 아니라 북미 전략의 주요 시장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국가별 소비 기준부터 살펴야

아마존 유럽 뷰티카테고리 총괄 닐 센턴스(Neil Sentance) 부사장은 유럽 시장에서 K-뷰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가별 소비 성향에 맞춘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닐 센턴스(Neil Sentance) 아마존 유럽 뷰티카테고리 총괄 부사장은 유럽 시장에서 K-뷰티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도, 국가별 소비자 특성에 따른 접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고객들이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쇼핑하지는 않는다"며 시장별 차이를 이해하고 전략을 맞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소비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신제품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성향이 강하다. 화제가 되는 세럼이나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면 곧바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독일은 제품에 대한 확신을 갖기 전에 충분한 근거를 확인하려는 소비자가 많아 효능을 뒷받침하는 설명과 신뢰할 수 있는 리뷰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소비자는 뷰티를 일상적인 즐거움과 세대를 이어가는 관리 습관으로 받아들이며, 이탈리아에선 제품의 디자인과 시각적 매력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스페인은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예방하는 것뿐 아니라 이미 발생한 손상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데 높은 관심을 보이는 시장으로 분류됐다.

제품의 성분이나 기능이 같더라도 국가에 따라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요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신제품의 화제성에 반응하는 영국과 효능의 근거를 중시하는 독일은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부터 차별화할 필요가 있는 시장이다.

유럽의 K-뷰티 수요 자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마존 유럽의 K-뷰티 사업 규모는 2025년 이후 3배 이상 성장했으며, 전체 뷰티 카테고리 대비 성장 속도는 14배에 달한다.

현재 아마존 유럽의 뷰티 고객 5명 중 1명은 K-뷰티 제품을 탐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명 중 1명 수준이었다. 아마존의 유럽 뷰티 소비자 분석에선 성분을 중요하게 살피는 소비자 비율이 57%로 나타났으며, 밀레니얼·Z세대 비율은 68%로 제시됐다.

K-뷰티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의 지출액은 일반 온라인 뷰티 고객 평균의 2.5배로 집계됐다. 이달 유럽에서 진행된 프라임 빅 딜 데이즈(Prime Big Deal Days) 기간에도 K-뷰티 제품은 뷰티 부문 베스트셀러 상위 10개 중 9개를 차지했다.

국가별 소비 성향뿐 아니라 판매 환경의 차이도 유럽 진출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센턴스 부사장은 세무 등록과 제품 인증, 규제 준수, 다국어 상품 정보 등 국가마다 요구사항이 달라 여러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 전역으로 판매를 확대하려면 국가별 소비자 특성에 맞춘 전략과 함께 현지 규제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규 고객을 확보한 다음에는 이들의 구매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스킨케어 루틴에 맞는 상품 추천과 묶음 구매, 정기구독 등은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소개됐다. 센턴스 부사장은 "다음 단계는 고객 충성도"라며 첫 구매를 장기적인 고객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할인행사보다 평상시 성장 주목

아마존 일본 소비재사업 총괄 토모히로 카지모토 부사장(오른쪽)과 뷰티카테고리 유키 스이타 총괄은 일본 K-뷰티 시장에서 할인행사 외 기간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며, 배송 편의성과 구매 혜택, 재구매 유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토모히로 카지모토(Tomohiro Kajimoto) 아마존 일본 소비재사업 총괄 부사장은 일본 K-뷰티 시장의 변화를 '스파이크(Spike)'와 '계단(Staircase)'에 비유했다. 할인행사 때 매출이 급증했다가 내려오는 일시적인 상보다 평상시 판매 수준이 계단처럼 꾸준히 높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마존 일본의 K-뷰티 매출은 할인행사가 없는 일반 판매 기간에도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프라임데이 행사 주간의 전년 대비 성장률인 30%보다 높은 수준이다. 카지모토 부사장은 일시적인 판매 급증뿐 아니라 평상시 매출 기반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아마존 일본의 K-뷰티 매출은 최근 2년간 2.5배 증가했고, 7개 분기 연속 성장했다. 최근 10년간 매출은 50배로 확대됐다. 신규 브랜드의 진입뿐 아니라 기존 브랜드에서도 판매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아마존 일본에서 활동한 한국 뷰티 브랜드의 매출은 2년 전 대비 2.3배 증가했다. 현재 아마존 일본에서 판매 중인 한국 뷰티 브랜드는 약 1300개다.

카지모토 부사장은 일본 내 K-뷰티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시장에서의 확대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봤다. 일본의 전자상거래 침투율은 9.8%로, 미국 31.1%, 영국 16.1%보다 낮다. 그는 온라인 소비 비중이 높아질 경우, K-뷰티에도 추가적인 성장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유키 스이타(Yuki Suita) 아마존 일본 뷰티카테고리 총괄은 일본 소비자의 구매 특성을 설명하며 배송 속도와 구매 혜택, 제품에 대한 신뢰를 주요 요소로 꼽았다. 아루루몰(Aruru Mall) 조사에 따르면 일본 소비자의 91.3%는 상품 구매 전 배송 예정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혜택에 대한 반응도 확인됐다. 아마존 일본의 뷰티 포인트 캠페인에 참여한 소비자는 다른 고객보다 40% 더 많이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첫 구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정기구독을 통한 구매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아마존 일본의 K-뷰티 주문 10건 중 1건은 'Subscribe & Save'를 통해 발생한다. 스이타 총괄은 일본이 아마존에서 정기구독 서비스 이용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라고 소개했다.

한국 브랜드의 판매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아마존 일본에서 한국 건강보조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1.7배 증가했으며, 헬스·웰니스 분야 한국 셀러의 매출도 1.3배 늘었다. 스이타 총괄은 일본에서 헬스·웰니스가 스킨케어나 메이크업보다 큰 카테고리라는 점을 짚으며 "건강보조식품을 보유하고 있다면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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