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치료 하나로" 생명연, 신규 항암 후보물질 ‘BF-04’ 개발
항체·나노입자 전달체 없이 종양에 선택적 축적…항암 효과·영상 추적 가능성 확인
허지수 기자 │ suhjs0721@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16 09:42   수정 2026.10.16 10:13
©생명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 이하 생명연)은 화학생물연구센터 성낙균 박사 연구팀이 항암 효과와 영상 진단 기능을 함께 구현할 수 있는 신규 항암 후보물질 ‘BF-04’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암 치료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항암제 내성으로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약물이 체내에서 어떻게 분포하고 암 조직에 얼마나 도달하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암을 치료하면서 약물의 체내 이동과 종양 축적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BF-04는 세포분열에 필수적인 미세소관의 형성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미세소관은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를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세포 내 구조물이다. 연구팀은 BF-04가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튜불린 단백질에 결합해 미세소관 형성을 방해하고, 암세포의 분열을 억제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미세소관 표적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암세포에서도 항암 활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후보물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BF-04에 형광물질(Cy5) 또는 영상 진단용 방사성 동위원소(⁸⁹Zr)을 도입해 암 조직의 위치와 체내 약물 분포를 영상으로 확인했다. 암세포와 환자 유래 암 오가노이드, 동물모델을 활용한 실험에서는 BF-04의 항암 효과와 종양 표적화 특성을 확인했다.

특히 동물모델에서는 항체나 나노입자 전달체 없이도 종양 조직에 선택적으로 축적되는 양상을 보였다. 분자 영상 장비를 통해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한 물질은 투여 후 최대 4일 동안 종양 축적을 영상으로 추적할 수 있었다.

생명연은 이번 연구가 하나의 소분자 화합물을 기반으로 항암 치료와 영상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약물의 종양 전달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정밀의료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생명연 성낙균 화학생물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내성 암세포를 극복하는 강력한 치료 효과와 함께, 몸속에서 약물이 일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신개념 암 진단·치료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정밀 암 치료제 개발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의약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cta Pharmaceutica Sinica B’ 9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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