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업계가 의약품 판촉영업자(CSO)에 지급하는 판촉수수료를 둘러싼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단순한 '수수료 과다 지급'의 쟁점을 넘어, 허위 비용을 통한 비자금 조성 및 복합적인 형사·조세 책임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관련 업계 및 법률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약사가 CSO에 지급하는 35~60%에 달하는 판매대행수수료율 그 자체만으로는 불법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수수료의 위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실제 업무량과 계약 내용, 용역 수행 실적 및 경제적 합리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수수료 중 15~20%가 '허위 급여'나 '허위 비용 증빙'을 통해 현금화되어 의료인에게 처방 대가로 지급되는 구조가 확인될 경우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자금 조성부터 최종 지급까지 각 단계마다 별도의 묵직한 법적 책임이 발생하게 된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불법 자금 조성 구조는 조직적이고 치밀하다. CSO 법인은 제약사로부터 받은 정상 수수료의 일부를 리베이트 재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실제 근무하지 않는 가족이나 친척, 지인에게 급여 명목으로 송금하는 '허위 급여' 방식을 취한다. 가족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근로계약서, 출퇴근 기록, 업무 수행 기록 등 실제 근무 증거 없이 명의만 빌려 자금을 인출했다면 법적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
또한, 실제 거래가 없는 허위 영수증이나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비용을 처리한 뒤 현금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이렇게 마련된 현금은 의약품 채택과 처방 유도, 거래 유지를 목적으로 의료인에게 은밀하게 제공된다.
이러한 비자금 조성 및 리베이트 지급은 단순한 리베이트 관련 법(약사법 제47조 및 의료법 제23조의5) 위반에 그치지 않는다. 자금 출처가 판매대행수수료라는 이유로 불법성이 면책되지 않으며, 오히려 복합적인 범죄로 연결된다.
우선 '허위 급여' 처리의 경우, 법인세 신고 시 인건비를 손금으로 부당하게 처리한 조세포탈 문제가 발생한다. 나아가 법인 자금을 임의로 유용했다는 점에서 CSO 대표 등에게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다. 실제 용역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급 및 수취한 행위 역시 단순한 영수증 오류나 증빙 미비와 구별되는 '조세범 처벌법' 위반에 해당해 발급·수취에 관여한 사업자 모두가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수수자인 의료인 역시 처방 유도나 거래 유지 대가로 현금을 수수했다면 수수행위 자체가 형사 처벌 및 행정 처분의 대상이 된다.
업계 일각의 인식과 달리, CSO가 독립된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약사의 책임이 자동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규제 당국과 수사 기관은 제약사 임직원이 리베이트 지급을 지시·승인했거나, CSO의 위법행위를 알고도 지시, 지원, 묵인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현행 약사법은 CSO가 위탁받은 업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제약사가 CSO의 허위 비용 처리 사실이나 과도한 수수료율 등 이상징후를 인지하고도 지급을 지속했거나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공범, 교사, 방조 등의 형사책임 및 공정거래법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ISO 37301(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 등에 기반한 실사와 내부통제를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점검표에는 수수료율과 실제 판촉업무 성과의 합리적 연결성, 직원별 실근무 여부(인건비 검증), 원본 영수증과 지출증빙에 기반한 실거래 여부, 법인계좌에서 최종 수령자까지의 자금 흐름 목적 확인 등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조사의 핵심은 수수료율의 크기 자체가 아니다"라며, "실제 판촉업무와 수수료의 대응 관계, 허위 급여 및 비용증빙의 존재, 현금의 최종 귀속자, 의료인에게 지급된 구체적 목적, 그리고 제약사 경영진의 인식 및 관여 여부 등 다섯 가지 요소를 연결하는 거래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와 방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01 | 큐리언트, 론자와 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 |
| 02 | 듀얼리티바이오로직스, ADC 내성 '두 가지 ... |
| 03 | 올란자핀 월 1회 피하주사 서방제 FDA서 승인 |
| 04 | 글로벌 빅파마, RNA '재작성 기술' 쟁탈전…... |
| 05 | 상장 제약·바이오사 상반기 평균 유보율 코... |
| 06 | 에이비온 신영기 대표 “ABN202, ADC 내성에... |
| 07 | 제약사-CSO 리베이트, '고율 수수료' 아닌 '... |
| 08 | "아토피 치료, 피부 개선 넘어 삶의 회복으... |
| 09 | 약사회, 현 비대위 확대·보강…"약배송·안전... |
| 10 | 제약사 '거점도매' 재편에 중소 유통사 뭉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