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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이 소화기 감염(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 감염(STI) 등 비호흡기 진단시약 성장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이후 수익성 회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정 감염병 유행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반복적인 검사 수요가 발생하는 제품으로 매출 기반이 이동하고 있다. 원재료 내재화와 비용 효율화까지 맞물리면서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는 최근 기업분석보고서를 통해 씨젠의 비호흡기 시약 성장이 코로나19 이후 매출 변동성을 낮추고 수익성을 회복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승준 한국IR협의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비호흡기 시약의 구조적 성장은 매출의 반복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 효율화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를 강화해 실적 개선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씨젠은 2000년 설립된 분자진단 기업으로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환자 검체에서 병원체 유전물질을 검출하는 진단시약과 핵산 추출시약, 검사 자동화 장비 및 분석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진단시약 78.9%, 장비 16.1%, 기타 5.0%다.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92.8%에 달했다.
주력 제품인 'Allplex'는 하나의 검체에서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확인하는 신드로믹 PCR 진단시약이다. 증상이 유사한 복수의 병원체를 한 번에 검사해 원인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호흡기 감염과 GI, STI, HPV, 약제내성 등에 적용된다.
씨젠은 DPO와 TOCE, MuDT, 3 Ct 등 자체 다중진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DPO는 다중 PCR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특이적 증폭을 줄이고 TOCE는 하나의 반응에서 복수의 표적을 구분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MuDT와 3 Ct는 하나의 형광 채널에서 복수 표적의 개별 Ct값을 산출한다. 이를 통해 내부대조군을 포함해 하나의 튜브에서 최대 15개 표적을 구분할 수 있다.
분자진단 사업은 장비를 의료기관과 검사센터에 설치한 뒤 해당 장비에서 사용하는 시약과 소모품을 반복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검사 가능한 시약 종류와 장비당 검사량이 늘어날수록 시약 매출도 확대된다.
팬데믹 기간 구축된 PCR 장비와 검사실 인프라는 비코로나 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장비와 자동화 검사 과정에서 새로운 Allplex 제품을 추가하면 별도의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 검사 메뉴와 장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같은 사업구조는 씨젠의 매출 중심이 코로나19와 호흡기 검사에서 비호흡기 제품으로 이동하는 기반이 됐다.
지난해 진단시약 매출 비중은 GI가 25.4%로 가장 높았다. 호흡기 바이러스 21.5%, STI 19.6%, HPV 12.7%, 폐렴 원인 세균 8.9%, 코로나19 3.7%가 뒤를 이었다. GI와 STI, HPV의 합산 비중은 57.7%다.
GI는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 기생충이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개별 검사만으로 원인을 신속하게 특정하기 어렵다.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확인하는 신드로믹 PCR을 활용하면 검사 시간을 줄이고 치료 및 감염관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HPV는 단순 감염 여부를 넘어 개별 유전형을 구분하는 검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가별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와 입찰시장도 수요를 뒷받침한다. STI는 무증상 감염과 복합 감염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중 PCR 검사가 활용되고 있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 수요가 감소하면서 2022년 8536억원이던 매출이 2023년 3674억원으로 57.0%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65억원에서 301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024년에는 매출이 4143억원으로 12.8% 증가했지만 165억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지난해 비코로나 제품 성장과 비용구조 개선이 맞물리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4742억원, 영업이익은 345억원을 기록했다. 지배주주 순이익도 2024년 88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48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비코로나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3145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GI와 HPV, STI를 포함한 비호흡기 제품 매출은 21.3% 늘어난 2152억원으로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수익성 개선에는 고수익 시약 중심의 제품 구성과 핵심 원재료 내재화가 영향을 미쳤다. 매출원가율은 2024년 42.4%에서 지난해 35.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판관비율도 61.6%에서 56.8%로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도 비호흡기 제품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1291억원, 영업이익은 58.6% 늘어난 236억원을 기록했다.
호흡기 제품 매출은 계절적 수요 둔화로 전분기보다 감소했지만 비호흡기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하며 이를 보완했다. 제품별 증가율은 GI 34.9%, HPV 37.1%, STI 36.3%로 모두 30%를 웃돌았다.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판관비와 연구개발비 합계는 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외형 성장과 비용 효율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매출 증가분이 영업이익으로 연결됐다.
유럽은 비호흡기 제품 성장을 이끄는 핵심 시장이다. 올해 1분기 유럽 매출은 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4%였다.
씨젠은 GI와 여성질환, 호흡기, 결핵, 뇌수막염, HPV, 약제내성 등을 포함해 총 58개 제품에 대한 유럽 체외진단의료기기규정(IVDR) 인증을 확보했다.
분자진단 검사실은 하나의 장비와 자동화 검사 과정에서 여러 진단시약을 운용한다. 인증 제품이 많을수록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에게 검사 메뉴를 추가로 공급하기 쉽다.
씨젠은 기존 이탈리아와 독일에 이어 지난해 프랑스 법인을 설립하며 유럽 직접 영업망도 확대했다. 현지 법인을 통해 의료기관과 검사실 기술지원, 장비 유지보수, 마케팅 및 입찰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는 IVDR 인증을 받은 의료관련감염 진단 제품 'Allplex MDRO Assay'를 유럽에 출시했다. 검사 영역을 GI와 HPV, STI에서 병원 내 감염관리와 다제내성균으로 확대하는 제품이다.
한국IR협의회는 올해 2분기 씨젠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1297억원, 영업이익을 516.1% 늘어난 191억원으로 추정했다.
계절적인 호흡기 제품 매출 감소를 비호흡기 제품 성장이 상쇄하고 수익성이 높은 시약 매출 비중도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영업이익 증가 폭에는 지난해 2분기 일부 지역의 호흡기 감염 유행 종료로 수익성이 악화됐던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올해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5244억원, 영업이익은 121.4% 늘어난 765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82.8% 증가한 883억원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3%에서 올해 14.6%로 상승하며 두 자릿수대로 복귀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GI, HPV, STI 중심의 비호흡기 시약 성장과 원가·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며 매출 성장률을 상회하는 이익 증가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회복이 기대되는 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흡기 감염 유행에 따른 분기별 실적 변동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와 폐렴 원인 세균 제품의 매출 비중은 2024년 25.3%에서 올해 1분기 18.2%로 낮아졌지만 비호흡기 제품 성장세가 둔화되거나 호흡기 감염 유행 강도가 예상보다 낮을 경우 단기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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