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약품유통협회가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오는 21일 본사 앞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는 등 전면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박호영)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제3차 회의를 열고,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정책을 ‘유통 생태계 파괴 행위’로 규정하며 전면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협회는 4월 2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앞에서 수도권 회원사 임직원 약 2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1인 시위와 차량 스티커·현수막 부착 등 대응을 넘어선 집단 행동으로, 유통업계 전반의 결집된 반발을 대외적으로 드러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대위는 특히 대웅제약이 수십 년간 거래해 온 유통업체들에 대해 정책 변화를 ‘이메일 통보’ 방식으로 일방 전달한 점을 강하게 문제 삼았다. 협회 측은 거점 업체 선정 기준과 계약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대안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호영 회장은 “거점도매 정책은 유통업계를 단순 하부 구조로 간주한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공급 구조를 일방적으로 재편하면서도 책임 있는 설명과 보완책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투쟁 동력도 빠르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협회에 따르면 전국 회원사 자발적 참여로 약 1억500만 원 규모의 투쟁기금이 조성됐으며, 각 사는 배송 차량 스티커 부착과 현수막 게시 등에 동참하며 조직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협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 업계 갈등을 넘어 정책·제도 이슈로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금융감독원 등을 통한 지배구조 문제 제기, 국정감사 이슈화까지 검토하며 다각적인 압박 수단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대한약사회와의 공조도 강화할 계획이다. 거점도매 시행으로 일부 유통업체가 공급에서 배제되면서 약국 현장에서 품절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이를 대체조제 확산의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약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웅제약 제품의 대체 품목 정보 공유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시장 점유율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호영 회장은 “이번 사태는 특정 기업을 넘어 유통업계 전반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대웅제약이 거점도매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을 경우 전국 유통인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