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의료 역사가 질병 발생 후 대응하는 '사후 치료'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방과 맞춤'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15년간 해묵은 갈등을 빚어온 비대면 진료 제도가 마침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대한민국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다. 초고령화 시대 의료비 폭증을 막고 건강 수명을 연장할 핵심 열쇠인 디지털 헬스케어의 현주소와 다가올 미래를 짚어본다.
양적 팽창 넘어 '질적 진화' 이룬 헬스케어 시장
팬데믹 기간 비대면 진료의 일시적 허용으로 싹을 틔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이제 단순한 원격 상담을 넘어 질병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딥 테크(Deep Tech)' 영역으로 진화했다.
국내 AI 의료 기술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고 있다. 뷰노, 루닛 등 의료 AI 기업들은 엑스레이, MRI 등 영상 데이터를 판독해 암을 조기 발견하거나 심정지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앞세워 국내외 대형 병원에 빠르게 안착 중이다.
먹거나 주사하는 약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DTx)' 시대도 열렸다. 불면증, 인지장애, 우울증 등 만성·정신 질환을 중심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인가를 받은 제품들이 실제 의료 현장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워치와 연속혈당측정기(CGM)의 대중화로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실시간으로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는 생태계가 구축됐다.
마침내 넘은 '원격 의료' 산…데이터·수가 과제 남아
산업계의 숙원이었던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고 있으나, 산업이 온전히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핵심 과제들이 남아있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에 따라 비대면 진료는 올해 12월부터 본사업에 돌입한다. 의료계와의 치열한 조율 끝에 △의원급 중심 △재진 환자 중심 △전담 병원 금지라는 명확한 원칙이 세워졌다. 플랫폼 업계의 체질 개선과 전자처방전 전달 시스템 고도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혁신의 핵심 연료인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은 여전히 규제에 묶여 있다. 가명 처리된 의료 데이터를 연구 및 산업 목적으로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법(보건의료데이터법)' 제정이 논의 중이나, 정보 주체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또한, 혁신적인 기기가 개발되더라도 환자와 병원이 비용 부담 없이 사용하려면 '건강보험 수가' 진입이 필수적이다. 혁신 의료기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신속한 수가 체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P4 의료'가 여는 분산형 스마트 헬스케어의 미래
전문가들은 향후 헬스케어의 지향점이 P4 의료(예측 Predictive, 예방 Preventive, 맞춤 Personalized, 참여 Participatory)로 수렴될 것으로 전망한다.
멀티모달 생성형 AI가 의료 지식을 학습해 환자의 24시간을 모니터링하고, 가상의 '디지털 주치의'가 초개인화된 식단과 운동, 복약 관리를 제공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의료진 역시 방대한 진료 기록을 요약하고 최적의 치료 옵션을 추천하는 'AI 코파일럿'의 도움을 받게 된다.
궁극적으로 중증·응급 수술을 제외한 일상적인 만성질환 관리와 경증 치료는 병원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벗어나게 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비대면 진료 시스템이 결합된 '스마트 홈 케어'가 보편화되며 의료 서비스의 공간적 제약이 허물어지는 것이다.
올해 12월 비대면 진료 본사업 시행은 대한민국 의료 역사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신호탄이다. 혁신의 속도를 높이면서도 환자 안전과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는 정교한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다가올 초개인화 시대의 국가 의료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01 | 바이오노트, 지난해 매출 1183억·영업익 167... |
| 02 | 알지노믹스, AACR 구두 발표 초록 공개…RNA ... |
| 03 | 큐리오시스, 용인 공장 증설 “글로벌 ODM 협... |
| 04 | 서울시약, '약물 운전 복약지도 의무화' 반... |
| 05 | [약업분석] 부광약품, 지난해 매출 2,000억 ... |
| 06 | 삼성바이오에피스,산도스와 엔티비오 바이... |
| 07 | GC녹십자 ‘비맥스 제트’, 2026 KCAB 한국소... |
| 08 | 3월 건정심 오르는 ‘약가제도 개편안’, 국회... |
| 09 | 바이오플러스 ‘휴그로’, 성장인자 기반 새로... |
| 10 | 로슈, 제약업계 최대 엔비디아 AI 공장 출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