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난립·저마진 구조 직격"…조선혜 회장, 유통 위기 경고
"유통 지키지 않으면 공멸"…약업대상 수상소감서 질서 붕괴 경고
정기총회서 온라인몰 확산·마진 압박 문제 공유…단합론 부상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2-06 06:00   수정 2026.02.06 07:05

의약품 유통업계가 온라인몰 확산과 저마진 구조, 약가 인하 압박이 동시에 겹친 현 상황을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로 인식하고, 질서 회복과 공동 대응 필요성을 공식화했다.

특히 대한민국 약업대상을 수상한 조선혜 지오영 회장의 수상소감은 유통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며 총회 전반의 문제의식을 관통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2월 4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제64회 정기총회를 열고, 약가 제도 개편과 온라인몰 확산, 물류비 상승 등 유통업계가 직면한 현안을 공유했다. 총회에서는 기존 유통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협회를 중심으로 한 단합과 제도 개선 필요성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대한민국 약업대상을 수상한 조선혜 지오영 회장이 “온라인몰 난립과 저마진 구조 속에서 유통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조 회장은 약업대상 수상소감에서 의약분업 이후 혼탁했던 의약품 유통 구조를 정상화한 주체로 유통업계를 짚으며, “지역 처방이 약국으로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유통이 시장을 바로 세웠고, 이는 제약산업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유통 환경에 대해서는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조 회장은 제약사 중심의 의약품 온라인몰 확산을 언급하며 “유통은 유통을, 제약은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아야 하는데 그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두가 유통을 하겠다는 시장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구조를 바로잡지 않으면 유통 산업은 공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질서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용 구조에 대한 현실 진단도 이어졌다. 조 회장은 물류 인력과 비용이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약가와 유통 마진은 오히려 압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배송차를 120만 원에 구하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350만 원을 줘도 구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저마진 경쟁을 벌이고 있고, 암 환자 증가로 이러한 약들이 더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팍스로비드 공급 경험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됐다. 조 회장은 “공급을 위해 120억 원에 달하는 추가 담보를 제공했지만 마진은 거의 남지 않았다”며 “팔수록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국민을 위해 공급을 선택해야 했던 것이 유통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의 발언은 이날 총회에서 공유된 2025년도 주요 사업 추진 내용과도 맞닿아 있다. 협회는 사업 보고를 통해 제약사 및 플랫폼 중심의 의약품 온라인몰 확산이 유통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수 온라인몰이 도매 허가 없이 운영되면서 포인트 적립, 예치금 혜택, 무료배송·무제한 반품 등 과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고 있으며, 그 비용이 입점 도매업체 수수료로 전가되는 구조라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특히 보건복지부 유권해석(2025년 5월 21일)에 따르면, 의약품 거래 과정에서 제공되는 경제적 이익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제공 주체가 중요하다.

온라인몰 운영자가 중개수수료만 징수한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 혜택 제공 비용을 도매업체가 부담하는 구조라면 그 책임과 불이익이 도매에 집중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협회는 이를 두고 온·오프라인 간 구조적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총회 참석자들 역시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 약가 인하 정책과 맞물려 유통업계가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내부 단합 없이는 대응이 어렵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협회는 온라인몰 관련 약사법 개정 추진과 함께, 유통 마진 구조의 제도화와 업계 공동 대응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조 회장은 “무조건적인 확장이 아니라, 협회를 중심으로 단결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나만 살겠다는 생각은 결국 나만 죽겠다는 말과 같다”고 강조했다.

제64회 한국의약품유통협회 정기총회에서 대한민국 약업대상을 수상한 조선혜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권영희 대한약사회 회장, 조선혜 지오영 회장, 박호영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 ©약업신문=전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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