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ㆍ모발 속 케라틴이 치아 법랑질 회복 촉진

英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 충치 조기 차단효과까지..

 

피부와 모발, 양모(羊毛) 등에 포함되어 있는 단백질의 일종인 케라틴(keratin)이 치아 법랑질(enamel) 부분의 회복을 촉진할 뿐 아니라 충치를 초기단계에서 차단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새로운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케라틴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과 치료방법들을 대체하는 대안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는 것이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치과대학의 셰리프 엘샤르카위 박사‧새러 가메아 박사 연구팀(치과보철학)은 학술저널 ‘첨단 의료물질’誌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지난 13일 게재한 연구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케라틴이 타액 속에 존재하는 미네랄 성분들과 접촉하면 치아를 구성하는 바깥층의 단단한 무기질 조직을 의미하는 천연 법랑질(natural enamel)의 구조 및 기능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보호막을 생성시켜 준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엘샤르카위 박사는 “모발이나 뼈와 달리 법랑질은 재생되지 않은 것이어서 한번 소실되면 영구적으로 회복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산성(酸性) 식품과 음료, 취약한 구강위생 및 노화 등이 치아 법랑질의 침식과 충치의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치아의 민감성이 증가하면서 통증이 수반되고, 영구적인 치아손실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이 같은 과정을 둔화시키기 위해 불소를 첨가한 치약이 사용되고 있는데, 엘샤르카위 박사‧가메아 박사 연구팀이 공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케라틴 기반 치료법이 치아 법랑질의 침식과 충치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케라틴 기반 치료법이 치약을 사용하거나 매니큐어(nail varnish)와 유사한 도포용 젤을 이용해 치아를 보호하는 데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임상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탐색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 같은 케라틴 기반 법랑질 재생요법이 앞으로 2~3년 이내에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엘샤르카위 박사‧가메아 박사팀이 이번 연구에 사용한 케라틴은 양모에서 추출된 것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결과 케라틴을 치아 표면에 도포했을 때 타액에 존재하는 미네랄 성분들과 접촉하면서 고도로 조직화되고 수정(水晶) 같은 골격(scaffold)을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골격은 구조와 기능 측면에서 볼 때 천연 법랑질과 대단히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골격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칼슘과 인산(燐酸) 이온을 끌어당겨 치아 주위에 보호막을 형성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재생 치의학 분야의 상당한 진전을 가능케 해 줄 것으로 풀이했다.

이번 연구에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새러 가메아 박사는 “케라틴이 현재 사용 중인 치과 치료대안들을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 케라틴이 모발이나 피부와 같은 생물학적 폐기물로부터 지속가능하게 확보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 재생 치의학 분야에서 빈도높게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수지를 불필요하게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수지의 경우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데다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케라틴은 다른 치료대안들보다 천연물이라는 장점을 내포해 치아 본연의 색깔과 대단히 근접하다는 장점이 눈에 띈다고 가메아 박사는 설명했다.

가메아 박사는 “이 같은 기술이 생물학과 치의학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환경 친화적인 생체재료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