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루언서 콘텐츠 소비는 활발… 신뢰는 하락세
소비 전환은 높지만 반복 소비 속 '투명성' 우려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8-13 06:00   수정 2025.08.13 06:01

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활발히 소비하고 있음에도, 이들에 대한 신뢰는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민간 자율규제 기관인 BBB 내셔널 프로그램(BBB National Programs)이 최근 발표한 '2025 인플루언서 신뢰 지수(Influencer Trust Index: Consumer Insights 2025)'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 콘텐츠와의 접점은 여전히 많지만, 그 신뢰 수준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조사는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 벤치마킹 컴퍼니(The Benchmarking Company)가 지난 2월, 미국의 18~65세 소비자 372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는 소셜미디어 피드를 통해 인플루언서 콘텐츠에 노출되고 있었고, 32%는 제품이나 특정 화제를 더 잘 알아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찾아보고 있었다.

이렇게 노출된 콘텐츠는 구매 전환에도 직접 영향을 줬다. 90%의 응답자는 ‘인플루언서 추천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60%는 ‘4건 이상 반복 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인플루언서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응답자의 5%만이 '인플루언서를 완전히 신뢰한다'고 답했다.  69%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 26%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 광고를 '어느 정도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인 83.2%보다 낮은 수치다.

신뢰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은 인플루언서의 진실성과 투명성 부족이었다. 응답자의 80%는 '인플루언서가 진실하지 않고 정직하지 않으며 투명하지 않다'고 인식할 때 신뢰가 낮아진다고 답했다. 이밖에 신뢰를 해치는 요인으로 71%는 '비현실적인 생활 방식을 조장한다', 64%는 '신체 이미지에 대한 왜곡을 유도한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71%는 '브랜드와의 관계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을 때'를 불신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인플루언서가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진실되지 않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의심이 생길 경우, 콘텐츠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신뢰를 높이는 조건으로는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80%, '홍보 대상 브랜드와의 관계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7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내용만 전달하기보다는, 실제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균형 잡힌 리뷰가 신뢰 형성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의 투명성 여부는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 응답자의 70%는 인플루언서가 금전적 대가나 제품 무상 제공 사실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부정적인 인상을 받는다고 했다. 37%는 '기만당한 느낌을 받는다', 33%는 '인플루언서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단순히 ‘#광고’ '#후원' 해시태그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플루언서와 브랜드의 관계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신뢰 여부가 갈린다는 분석이다.

진실하고 투명한 광고의 책임 주체로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모두를 지목한 응답자가 72%에 달했다. 소비자들은 광고 신뢰 회복을 위해 양측의 공동 책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국 광고업계의 자율규제 기구인 전국광고국(NAD)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관련 소송이 급증하고 있으며, 연방거래위원회(FTC) 보증 지침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NAD는 사전 교육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보다 엄격한 감시 체계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BBB 내셔널 프로그램은 "인플루언서들이 정직하고 투명한 광고 관행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모범 사례 교육과 인증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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