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의 FMCG(일용소비재) 중소기업들은 급변하는 소비 행태와 유통 구조 변화 속에서 생존을 위한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닐슨IQ(NIQ)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SMB:An Inside Look(중소기업:내부 들여다보기)'에 따르면, 아태지역 중소기업들은 인플레이션보다 유통 채널 다변화와 소비자 유지 전략을 더 큰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해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47개국 18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5월 말까지 진행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NIQ는 연매출 3000만 달러 미만의 기업을 중소기업으로 정의했다.
전략 전환, ‘비용’에서 ‘고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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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현재 당면한 최대 과제로 △유통 채널 다각화(31%) △소비자 충성도 확보(26%) △신규 고객 유치(26%)를 꼽았다. 전년도에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 대응이 가장 큰 과제로 지목됐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비용 중심 대응에서 소비자 중심 전략으로의 전환은, 시장 대응 기조가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12개월 이내 예상되는 주요 리스크는 △소비자 행동 변화(39%) △마진 축소(35%) △유통 채널 변화(31%) 순으로 꼽혔다. 단순한 비용 상승보다는 소비 시장 구조와 구매 접점의 변화가 더 큰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구매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채널 간 선택이 소비자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일 채널 중심 전략의 한계가 부각되기 때문이다.
채널 다변화, 규모 따라 달라진다
FMCG 중소기업들은 유통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를 병행하며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응답 기업의 57%는 실적이 낮은 제품을 정리하거나 제품군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42%는 마케팅 및 리서치 예산을 재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마케팅·유통(각 38%)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단기 비용보다 중장기 성과를 중심으로 전략의 중심축을 이동시키고 있다.
기업 규모별로도 대응 전략의 차이가 명확히 나타난다. 매출 1000만 달러 미만의 소형 기업은 온라인 스토어(71%)와 지역 기반 소매 채널(55%)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전통 유통망 가운데서도 체인 슈퍼마켓(35%)이나 편의점 등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채널을 병행해 물리적 접점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중형 기업은 자사 제품군 확장을 핵심 과제로 삼고, 카테고리 다변화를 기반으로 보다 넓은 수요층을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체인 슈퍼마켓(47%)과 자사몰(41%), 대형마트(39%)를 아우르며 전반적인 유통 기반을 고르게 구축하고 있다. 대형 기업은 디스카운트 채널(31%)까지 포함한 전방위 유통 전략을 통해 접근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주요 유통 채널 모두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기업 리소스 규모에 따라 접근 가능한 채널이 달라지지만, 공통적으로는 복수의 유통망을 병행하는 ‘다채널 전략’이 유통 성과 제고의 핵심으로 인식되고 있다.
데이터, 중소기업의 생존 무기
이 같은 전략 변화의 중심에는 데이터 활용이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전체 응답 기업의 98%가 데이터가 비즈니스 성과에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특히 소형 기업에선 유료 데이터 구매 비율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유료 리서치 데이터를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56%였고, 무료 또는 공공 데이터 활용도 67%에 달했다.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으로 데이터가 필수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 또한 다층적이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 중 62%가 내부자의 직관이나 경험을 여전히 전략 수립에 참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량 데이터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브랜드 고유의 맥락이나, 로컬 시장의 특수성이 실무자의 경험을 통해 보완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데이터와 직관의 균형,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의 실행력이 기업 전략 수립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 전략은 구체적 관심사에도 반영된다. 중소기업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인 인사이트 항목은 △소비자 행동(89%) △유통 채널 구조(67%) △시장 점유율(64%) 순이었다. 보고서는 응답 결과에서 소비자 행동 변화가 향후 12개월간 중소기업이 직면할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품 기획은 물론, 가격 책정과 홍보 등 마케팅 전반에서 보다 정교한 인사이트가 요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들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단순한 선호 조사보다는 행동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NIQ는 유통 전략의 초점이 전통 채널 회귀와 옴니채널 통합 전략 간의 균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격히 디지털 중심으로 치우쳤던 유통 구조가, 오프라인 채널의 경험적 가치와 결합되며 재조정되고 있다는 것. 특히 중소기업들은 기존의 채널 의존을 탈피해 고객과의 접점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 매출을 넘어 장기적인 관계 형성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트렌드 변화가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적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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