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는 왜 '글로벌 뷰티 트렌드세터'인가
'가성비+과학+경험'으로 5대 트렌드 선도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7-03 06:00   수정 2025.07.03 16:28

K-뷰티가 괜히 잘 되는 것이 아니다. K-뷰티가 글로벌 트렌드의 핵심을 꿰뚫고 한발 앞서 실천하면서 그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일 개최된 '2025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의 마케팅 세미나에서 글로벌 리서치 기관 유로모니터 후양 헬스앤뷰티 인사이트 매니저는 2025년 글로벌 뷰티 트렌드와 이를 적절히 반영해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는 K-뷰티의 강점에 대해 분석했다. 인코스메틱스 코리아는 퍼스널 케어 원료 전문 전시회로 4일까지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화장품·뷰티 전시회 ‘2025 인터참코리아(InterCHARM Korea)’와 함께 열려 성황을 이루고 있다.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일 개최된 '2025 인코스메틱스 코리아'의 마케팅 세미나에서 글로벌 리서치 기관 유로모니터의 후양 헬스앤뷰티 인사이트 매니저가 발언하고 있다. ⓒ뷰티누리

유로모니터가 제시한 2025년 글로벌 뷰티 트렌드는 △불황기 가치소비(Recession Glam) △과학적 브랜드 신뢰(Clinical Confidence) △건강 수명 증진(Healthspan Plan) △브랜드 몰입 경험(Loyalty Immersion) △지속가능성에 대한 평가(Eco Evaluation) 다섯 가지다.

가격과 기술력 모두 갖춘 K-뷰티

'리세션 글램'은 지금의 소비자들이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을 찾으며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소용량 제품, 가격 비교 플랫폼, 뷰티 루틴 줄이기, 멀티 기능 제품에 대한 선호가 불황기 가치 소비를 반영하는 현상들이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42%가 '가성비 브랜드'를 선호하며, 19%만이 '럭셔리 브랜드'를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가성비 브랜드를 선호하는 비율은 매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유로모니터는 전망했다.

후양 매니저는 "K-뷰티는 '합리적 가격+혁신+효능'이란 복합적 특성을 갖춘 대표적 사례로, 이 흐름의 최전선에 있다"면서 "가격 대비 가치가 높다는 평판 덕분에 글로벌 뷰티 업계에서 K-뷰티 브랜드를 인수 대상으로 눈여겨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레알이 지난해 12월 K-뷰티 브랜드 닥터지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로레알은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이미 갖춰져 있는데도, 합리적인 가격과 기술력을 균형 있게 갖춘 매스 뷰티 포지션의 닥터지를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했다. 2019년 에스티 로더의 닥터자르트 인수와 유사한 맥락이다.

 

기술력과 신뢰, K-뷰티의 과학적 경쟁력
'클리니컬 컨피던스'는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브랜드를 선호하게 된 것을 뜻한다. 특히 MZ세대는 임상 연구 기반, 제약 출신 브랜드, 피부과 전문의 추천 등을 신뢰하고 있다.

K-뷰티는 기술 기반으로 대응하며, 글로벌에서도 좋은 인상을 얻고 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서 글로벌 여성 소비자의 40%가 K-뷰티 브랜드가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J-뷰티에 대한 응답률(30%)보다 훨씬 높은 결과다.

후양 매니저는 "고기능·과학적 스킨케어를 위해 시술 후 사용할 수 있는 코스메슈티컬, 마이크로니들 등의 시술 모방 포뮬러, 뷰티 디바이스 출시 등에 앞장서는 한국 브랜드가 많다"며 "K-뷰티는 기술 기반 접근과 시술 연계 마케팅 모두에서 강점을 보이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험으로 연결되는 브랜드 관계
'헬스스팬 플랜'은 건강한 노화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스킨케어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다. 검증된 성분과 과학적 뒷받침은 물론, 환경오염 대응 스킨케어, 수면 주기 연계 제품, 피부 장수(longevity), 이너뷰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K-뷰티 브랜드들은 괄사(Gua Sha) 같은 도구를 얼음 석고 비누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내거나 냉각 기능을 더한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등 이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 음료, 레티놀·레티날 보충제 같은 이너뷰티 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로열티 임머전'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 심화가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흐름이다.

후양 매니저는 "브랜드의 성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터치포인트에서 재미있고 몰입적이며 공유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 흐름에 따라 K-뷰티는 체험 중심 마케팅과 오프라인 연계 콘텐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K-팝 아이돌 메이크업 체험, 퍼스널컬러 상담, 맞춤형 파운데이션 체험 등을 진행했다. 롬앤은 파리 올림픽 시즌 서울 성수동에서 올림픽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후양 매니저는 "새로운 마케팅 전쟁의 시대로 접어든 지금, 트렌디한 콘텐츠와 공간을 통해 소비자의 방문과 클릭을 유도해야 하며, 브랜드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성'에서 실천으로
마지막 '에코 이밸류에이션'은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활동이 단순한 주장에 그치지 않고, 실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소비자들이 확인하려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후양 매니저는 "유로모니터 에코 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 주장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면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있으면 좋은 것'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K-뷰티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토니모리와 이니스프리는 리필 용기를 도입했고, 스킨앤스킨은 라벨 없는 포장과 생분해 시트를 적용했다. 올리브 유래 스쿠알렌, 백목이버섯 유래 콜라겐 등 식물성 원료로 대체하는 비건 뷰티 사례도 확산 중이다.

후양 매니저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투명하고 접근 가능한 존재여야 하며,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탐색부터 구매, 사용에 이르는 모든 접점에서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와 브랜드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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