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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가 비만 치료제 시장에 참전하면서 비만이 아닌 체중 관리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후발주자인 아스트라제네카가 비만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더 큰 다이어트 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파스칼 소이로(Pascal Soriot) 대표는 10일(현지 시간) “우리가 생각하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비만 치료’에 중심을 두는 것이 아닌 ‘체중 관리’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바로 전날 중국의 대사계 질환 및 면역 매개성 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에코진(Eccogene)과 비만, 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GLP-1 계열 후보물질 ‘ECC5004’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제휴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독점 라이선스 계약에 투자한 금액만 1억 8500만 달러(2500억원)에 달하며, 이후 마일드스톤으로 최대 18억 2500만 달러(2조 4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에코진과의 독점 라이선스 계약 외에도 비만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후보물질인 ‘AZD6234’에 대한 내부 1상을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소이로 대표는 최근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일라이 릴리(Eli Lily)와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같이 현재 글로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사 형태 치료제는 환자 체중의 20% 이상 감량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20% 감량까지 필요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GLP-1은 미용적인 이유나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사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활용돼야 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의 비만 치료제는 5~10% 체중을 줄이고 싶어 하는 환자들이 주로 사용하게 되는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단점 보완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사용중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치료제 사용 중단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체중 감량 기간 지방과 더불어 근육의 양도 함께 감소하는데, 치료제 투여를 중단하면 지방은 다시 늘어나지만 줄어든 근육의 양은 돌아오지 않는다.
소이로 대표는 “근육에서 나오는 인슐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를 활용하는 것이 아스트라제네카가 생각하는 차세대의 비만 치료제”라고 말했다.
그는 체질량지수(BMI)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BMI는 사람의 키와 체중을 기반으로 체지방 양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는 수치다. 전세계적으로 비만도를 확인하는 데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BMI는 지방과 근육의 양을 구분하지 않고 측정하기 때문에 대사 건강에 대해선 부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BMI 기준상 비만은 아닌 ‘마른 비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BMI보다 개선된 측정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웨덴 연구에서 BMI가 정상인 사람들이 두경부암, 식도암, 위암, 췌장암, 간암, 신장암, 흑색종, 림프 악성종양 등 8가지 암에 걸릴 확률이 최대 4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정상 범위의 BMI는 주로 대사가 낮고 비교적 지방이 필요한 노년층에게만 제대로 적용될 수 있다”며 “높은 대사율을 가지고 있고 신체 활동이 활발한 젊은 성인에선 새로운 정삼 범위를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이로 대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주요 타깃 환자군은 약간의 체중 감량이 필요한 노년층과 더불어, 질환 등의 위험 요인에 대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라며 “좀 더 세분화되고 목표가 설정된 방식으로 체중 관리에 들어선 환자들에게 최적의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ECC5004는 저분자 GLP-1RA로, 1일 1회 경구복용 비만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을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ECC5004는 경구형태의 치료제로 용량 선택과 복약 편의성에서 우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