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바펜티노이드계 치료제 '리리카' 적은 부작용·좋은 효과 있다"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에서 효과 입증 된 '리리카'…"약동학적 우수하고 효과 용량부터 처방 가능하다"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5-19 06:00   수정 2022.05.19 10:48

▲이택준 대전 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지난 1월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AAN)이 2011년 발표한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주요 내용은 더 이상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Diabetic Peripheral Neuropathic Pain, DPNP)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오피오이드를 처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대신에 ▲가바펜티노이드(프레가발린, 가바펜틴) ▲TCA(아미트리프틸린, 노르트리프틸린, 이미프라민) ▲SNRI(돌록세틴, 벤라팍신, 데스벤라팍신) ▲나트륨 채널 차단제(카르바마제핀, 옥스카르바제핀, 라모트리진, 라코사미드) 등을 권고했다.

이에 가톨릭대학교 대전 성모병원 신경과 이택준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AAN 가이드라인 업데이트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이와 더불어 가바펜티노이드계 오리지널 제제인 ‘리리카(프레가발린)’의 효과 및 주요 임상연구 및 증례를 알아보았다.

Q.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DPNP)은 어떠한 질환이며,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은 당뇨의 심각한 합병증으로서 당뇨 환자의 삶의 질, 이환율,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원위성 대칭성 다발신경병증, 자율신경성 신경병증, 다발척수뿌리증, 소섬유신경병증, 소섬유신경병증, 단신경병증의 형태로 발생하는데, 원위성 대칭성 다발신경병증의 형태가 가장 흔하다. 

연구에 따라 다양한 유병률을 보이지만 최근 한국인 대상의 다기관 연구에서 33.5%에서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당뇨성 말초 신경병증이 진행되면 결구 족부의 궤양과 절단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므로 초기부터 적절하게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Q. 지금까지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DPNP)의 국내외 치료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당뇨의 여러 합병증 중에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는 다소 간과되었던 면이 있는 것 같다. 심혈관 질환과 같은 당뇨병성 합병증에 연관된 질환은 체계적이고 표준적인 치료 지침이 있는 반면,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은 증상이 모호함, 진단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것이 이유인 것 같다. 

다만 실제로 당뇨를 다루는 진료환경에서 말초 신경병증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넓어지고 있으며,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을 적극적으로 발견해 진행을 예방하고, 증상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는 더 증가되고 있어 치료 환경의 긍정적 변화라고 말할 수 있다.

Q.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에 있어서 현재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무엇인가?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의 치료의 주요 목표는 통증 및 증상을 완화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신경손상을 억제하여 당뇨발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막는 것이다. 따라서 1형 당뇨병이든 2형 당뇨병이든 철저한 혈당 조절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가장 중요하다. 

또한 제2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혈당 관리 외에도 흡연, 심혈관질환의 과거력,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같은 심혈관 위험인자가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의 병인에 일부 원인이 되므로 이러한 위험인자의 철저한 관리도 요구된다.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 환자는 이로 인한 신경병증성 통증, 동반하는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므로 신경병증성 통증 자체의 치료와 함께 동반하는 질환에 대한 적절한 관리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Q. 올해 발표된 미국신경과학회(AAN)의 통증성 당뇨병성 신경병증(PDN) 가이드라인 내에서 효과적인 치료로 권고된 네 가지 계열(가바펜티노이드, TCA, SNRI, 나트륨 채널 차단제) 약물이 권고됐는데, 이들 치료제가 가지고 있는 기전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삼환계 항우울제(TCA)는 전통적으로 신경병증성 통증 조절약으로 많이 쓰여왔다. TCA의 진통 효과는 신경의 시냅스에서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여 나타난다.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erotonin and norepinephrinereuptake inhibitor: SNRI)도 마찬가지로 신경의 시냅스에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진통효과를 나타낸다. 

프레가발린과 가바펜틴으로 대표되는 가바펜티노이드 약은 중추 신경의 전위 의존성 칼슘 채널의 알파2-델타 소단위체에 결합하여 글루타메이트, P 물질(substance P),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억제하여 진통 작용을 일으킨다. 

Q. 신경과 전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중 가바펜티노이드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가바펜티노이드가 적합한 환자군이 있을지? 

가바펜티노이드는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을 포함한 대부분의 신경병증성 통증에 일차적인 선택 약으로 추천된다. 신경병증성 통증을 줄이는 작용 외에도 수면 개선 및 이로 인한 삶의 질을 개선하고 약물 상호 작용이 비교적 적어 안전하고 유용하게 처방할 수 있다. 

다만 어지럼증, 졸음, 말초 부종, 체중 증가, 두통, 입마름, 무력증 등의 부작용의 가능성은 염두해 두어야 한다. 고령의 환자에서는 기억 저하 등의 인지장애, 어지럼증, 보행 장애의 염려가 있다. 

따라서 신경병증성 통증을 호소하면서 동시에 불면증이 있는 경우 처방에 적합하며, 약물 상호 작용이 적어서 여러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처방하기 좋다. 

Q.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 리리카(프레가발린)의 경우 국내에서 8개 용량과 제형으로 출시되어 있어 환자에 맞춰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할 듯한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 치료 시작 시 기준 용량이 있나?

프레가발린은 가바펜틴에 비해 일정한 약동학을 가지는 장점이 있다. 하루에 75mg씩 두 번 투여를 시작하는 것이 통상적인 시작용량이다. 그러면서 최대 일일 60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가바펜틴과 달리 바로 효과 용량 150mg부터 투여하기 때문에 진통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Q.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DPNP)에서 리리카(프레가발린)의 장기 처방 경험 및 결과에 대해 소개할 만한 임상 증례와 의료진들에게 공유할 만한 제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적은 부작용, 좋은 효과로 인해 가바펜티노이드계의 약제는 많은 신경병증성 통증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특히 프레가발린은 약동학적으로 우수하고 효과 용량부터 처방이 가능하므로 그 장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Q. 환자들에게 당부하거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린다.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들이 가지는 고통은 매우 심하다. 여러 병원과 치료를 받아오다가 진료실에 찾아오시는 환자분들이 많다. 환자들은 대체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원하지만, 실상은 완전히 통증을 없애기를 어렵다. 통증의 경감이 치료의 목표이고 충분한 기간 투약해야 그 효과가 나올 수 있음을 진료실에서 잘 설명하여 환자의 이해를 높여야 치료 결과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증 강도 자체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동반하는 우울증, 수면장애 등의 통증 외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증상에 대한 적극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전체적인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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