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정책이 제약업계에 미칠 파장은?(상)
산업진흥ㆍ규제완화 등 긍정…제약사 양극화 ‘구조조정’은 가속화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1-30 12:18   수정 2008.01.30 15:05

정부조직 개편案 발표 등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윤곽이 서서히 드러남에 따라, 차기 정부 정책이 향후 국내 제약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경제 살리기’, ‘기업하기 좋은 나라’ 등 정책이 親기업적 성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약업계는 제약 산업 진흥과 각종 규제완화 측면에서 차기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제약업계의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규제완화와 산업진흥은 바꾸어 말하면 경쟁력 강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제약사들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일부 기업들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태도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통해 정부지출을 10% 줄이겠다는 방침은 ‘약가(藥價)’에 있어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보건복지 분야에서 예산절감 1순위는 다름 아닌 ‘약제비’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각종 규제완화 과정에서 일반약 슈퍼판매, 약국개설자의 자격요건 등 약국관련 규제개혁이 진행될 경우 약국가는 물론 의약품도매업계에 있어서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이 부분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로 보이지는 않지만,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어떤 형태든 변화의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 차기정부 親기업 성향 “일단 긍정적”

일단 차기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 방향에 대해 국내 제약업계는 희망 섞인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親기업적인 성향이 제약 산업은 물론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제약업계는 그간의 기업-정부 간의 관계가 보다 ‘수평적’인 관계로 재정립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물론 그간 공무원들의 태도가 고압적이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정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조직 개편案 발표와 관련 “정부조직이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되서는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의 발언이나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안 한다”는 당선인의 원칙이 시사하는 것처럼, 차기 정부에 있어 기업들의 ‘입김’은 과거보다 훨씬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국내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이전의 정부와는 다른 정책비전을 가진 만큼 여러 측면에서 기대되는 바가 크다”며 “차기 정부가 대국민 서비스를 중시한 정부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보다 개선된 관계가 정립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약 산업 진흥이란 측면에서는 연구개발투자 및 세제혜택 확대 등이 예상된다.

차기 정부는 이미 연구개발투자비용에 대한 세제혜택을 현행 7%에서 10%까지 확대하고, 2011년까지 보건의료산업 전체 규모를 12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기 때문.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지원이란 것이 과연 제약 산업으로 직결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정부 지원이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듯 하나, 소위 ‘바이오’라는 이름으로 제약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등한시 된다면, ‘바이오냐 의약품이냐’라는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관계자는 “그간 정부가 바이오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자금을 퍼부었지만 제약 산업에 지원된 것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그간 투여된 바이오분야 연구개발 자금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하며 실효성 없는 지원은 과감히 삭감, 지원이 소홀했던 의약품분야에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형 제약’ 다른 제약사와 ‘선 긋기’…제약 구조조정 본격화

차기 정부의 親기업적인 성향이 곧 개별 기업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든다고는 하지만, 성공 여부는 결국 개별 기업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차기 정부는 각종 규제를 없애는 대신 기업들에게 경쟁력 강화를 요구할 것이며, 이는 제약 산업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국내 제약업계의 분위기가 이러한 정부 정책기조와 괘를 같이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 제약업계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한미FTA 등 제약 산업 재편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공통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해를 넘기면서부터 일부 제약사들이 “살아남을 제약사는 살아남고 퇴출될 제약사는 퇴출돼야 한다”는 쪽으로 선 긋기에 나서고 있는 것.

이 같은 흐름은 소위 연구개발 중심의 ‘혁신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정부의 경쟁력 강화 정책과 함께 향후 몇 년간 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국내 상위권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환경 변화에 대해 지난해 다른 제약사들의 눈치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점도 없지 않아 있었다”며 “이제 국내 제약 산업 환경변화로 각각의 제약사들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으며, 차기 정부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제약 산업 구조재편을 유도할 것으로 생각 된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 정책이 제약업계에 미칠 파장은?(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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