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국민 ‘임상시험’ 안정성 확인 폐지…늘어나는 신약 승인
해외승인 신약 자국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 속도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2-20 06:00   수정 2023.12.20 06:01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글로벌 보건산업동향’을 통해 미국과 유럽, 일본의 신약 승인 상황과 심사기간을 비교·분석했다. ⓒ약업신문  

일본이 ‘드러그 로스(Drug Loss)’를 줄이기 위해 신약 승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외에서 승인돼 사용이 가능한 약제를 자국 내에서 사용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도 국민동의청원 등을 통해 신약의 신속 승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 499호’에서 ‘미국‧유럽‧일본의 신약 승인상황 및 심사기간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승인된 새로운 의약품 수를 보면 일본의 경우 174개로 이 중 신규 유효성분을 함유한 의약품(NME)은 52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이후 최다 승인 규모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선 112개 품목이 승인받았고, 이 중 NME는 37개로 나타났다. 유럽은 승인 받은 164개 품목 중 NME가 56개였다. 이에 대해 일본 의약산업정책연구소는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유럽 승인품목 수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NME도 사상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지난해 승인된 신약 심사기간을 보면 미국 11.0개월, 유럽 12.4개월, 일본 9.4개월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승인품목 중 심사기간 단축을 목적으로 약사상 특별조치를 받은  경우  일본의 전체 우선심사 품목의 심사기간은 8.4개월, NME  심사기간은 9.1개월이다.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가 설정한 목표대로 37개 품목 중 31개가 9개월 이내에 승인을 취득했다.

이는 일본이 임상시험 과정에서 일본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별도 확인하도록 한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발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신약의 70%가 승인을 받지 못해 해외에서 사용되는 약을 일본에선 사용하지 못하는 드러그 로스가 발생했다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  

실제로 일본 의약산업정책연구소는 신약승인 속도가 느리고 승인 비율도 낮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해 발간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1년 승인한 NME 의약품 481개 품목을 대상으로 일본과 유럽의 승인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일본의 미승인약 품목 비율이 21%p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일본이 유럽보다 NME 승인속도가 늦고 최종 승인율도 낮게 나타나는 반면, 유럽은 미국이 승인한 후 3~5년 만에 최종 승인에 이른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과의 승인지연 기간이 유럽보다 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승인율이 느리게 상승한다는 것. 이와 함께 일본 의약품 시장은 선진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2026년 일본이 독일에 밀려 세계 4위로 후퇴, 유럽과의 시장규모 차이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본이 1년 새 신약 승인에 속도를 내면서 이같은 격차를 만회에 나선 모습이다. 재생의료 제품의 경우도 일본의 심사기간을 동일한 제품의 미국과 유럽과 비교한 결과, 7개 품목 가운데 5개 품목이 10개월 이내에 승인을 받았고,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심사가 완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약사상 특별조치를 받은 품목들의 심사기간이 단축되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의 신약 승인품목이 2015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신약에 대한 신속한 접근을 실현하려면 심사기간 단축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선 해외에서 승인된 신약에 대한 국내 신속 승인과 허가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2021년도 국내 미도입 해외 신약 도입 우선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60개‧유럽의약품청(EMA) 승인 17개 등 총 68개 신약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허가받은 의약품은 15개(22%), 도입 준비 중인 의약품은 18개, 미도입 신약은 총 35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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