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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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01-02 16:59   수정 2006.09.22 17:24


양수근
* 중앙대 약대 졸
* 서울대 약대 대학원 박사과정
* 제일제당 종합기술원 제약연구소 과장 역임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 4차 WTO 각료회의는 도하개발아젠다(DDA) 출범을 선언하였다. 이는 WTO회원국간에 농업, 서비스, 공산품, 반덤핑, 보조금 지급 등 분야에서 사실상의 장벽을 해체하자는 내용으로 보건의료서비스 분야도 협상대상에 포함되었다. 협의 일정에 따라 지난 6월말 의료서비스분야 포함한 각 서비스분야에서 상대국의 개방범위를 요청하는 양허요구안이 제출되었고 2003년 3월말까지 모든 나라는 자국의 개방허용범위를 밝히는 양허안을 제출하게 되며 양자간, 혹은 다자간 협상을 통해 2004년 12월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게 된다. 예정대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는 어떤 형태로든 보건의료서비스 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할 것이며 이에 따라 의약분업 이후 약국경영환경은 다시 한번의 큰 변화를 맞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화 이후 가장 충격을 받게될 분야로 농업분야라는 공감대와 거기에 대한 전국민의 위기감은 충분히 고조되어 있다. 하지만 개인자본에 의하여 소규모로 경영되고 있는 약국 또한 변화에 대한 인식과 준비 없이는 개방의 회오리를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다


외국자본의 시장 독점화

 의약분업의 시행과 함께 약국경영환경은 의약간 갈등 심화, 문전약국의 등장과 처방독점화, 동네약국의 경영난 가중, 단합약국의 등장, 프랜차이즈 약국의 활성화 등 엄청난 변화를 겪었으며 환경변화에 적절한 대책을 하지 못한 약국은 도태의 일로를 걷게 되었다.

 이런 환경변화의 이면에는 자본에 의한 시장독점이란 면이 강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아직 법인약국의 설립이 허용되지 않고 있는 국내의약품 소매시장에서 의약분업은 소규모 국내자본에 의한 시장쟁탈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의료시장의 개방은 거대 외국자본에 의한 시장독점화란 측면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도하개발 아젠다 이후 선진국은 국내 의료시장에 자본진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의 거대 약국체인이나 영리의료법인들은 한국시장에 진출을 위한 시장분석을 이미 마친 상태이다.

법인약국 개설 허용 쟁점

 개방화 이후 약국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가장 큰 핵심은 법인약국 개설의 허용여부라 할 수 있다. 최근 의협과 병협에서는 시장개방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영리법인 의료기관 허용에 대해 전향적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약국의 경우도 약사간 협업형태의 법인약국 개설허용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례가 있고 그동안 국내 재벌그룹사에서도 약국시장 진입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한 예가 있어 법인약국개설 허용은 이미 대세라 할 수 있다.

 개방협상의 내용상 법인약국은 사실상 허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히려 약사법 개정을 서둘러 국내 자본에 의한 법인 약국을 양성화하여 외국자본에 대항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

 법인 약국의 개설이 허용될 경우 외국자본이나 국내자본 혹은 이 두 자본의 합작에 의한 법인약국 개설이 이루어 질 것이다.

 국내자본에 의한 체인약국 개설 형태로 재벌기업이나 국내의약품 도매상에서 투자하여 법인약국을 개설할 수 있으며 가장 우려할 만한 것으로 의료자본에 의한 편법적인 법인약국 설립도 예상 할 수 있다.

국내자본 바탕 법인약국 양성화 절실
프랜차이즈약국·협업약국 활성화 예상


 이런 경우 처방의 독점화와 의약품 유통의 왜곡 현상은 자명한 일이다. 이렇게 법인약국이 시장에서 활성화될 경우, 이에 자극을 받은 기존 소매약국도 자본을 모아 새로운 법인약국의 출범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소규모 형태의 협업약국 개설이 매우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랜차이즈 약국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외국자본에 의한 법인약국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개인자본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국내 의약품소매상은 더욱 그 입지를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자본에 의하여 개설, 운영되고 있는 소매약국의 경우,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경업기법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분업환경에서 환자에 대한 복약지도나 약력관리, 처방감사 등 기본적인 약무가 거의 전적으로 약사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무자격자에 의한 의약품 판매 및 조제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천차만별인 의약품가격으로 인해 약국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지수가 매우 낮은 현실이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이는 복약상담이나 처방감사 등 여러 면에서 거의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외국계 자본에 의한 약국과 국내 약국과의 서비스 차이는 소비자에 의해 분명히 인식될 것다.

 국내 의약품 소매업에 등을 돌리게 될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런 우수한 시스템과 교육프로그램, 고용약사에 대한 처우 등을 이유로 약사인력의 이동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개인 자본에 의해 운영되는 개인 약국은 의약분업 이후 다시 한번의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으로 WTO 도하개발아젠다에 의한 의료서비스 개방에 따른 국내 약국 시장변화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의약분업의 실시 때와 같이 소극적인 자세로 의료서비스 개방을 맞는다면 국내 소자본약국의 도태는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약사회 및 개업 약국 모두가 이런 현실을 바로 깨닫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준비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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