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성(주)에이팜코리아 고문/건국대학교병원약제팀 자문교수


* 6월26일(일요일)

간밤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 후인지라 날씨가 쌀쌀해져서 마치 초겨울을 방불케 한다. 간밤에 선실로 배달된 Newsletter에도 오늘의 최고 기온이 섭씨 12도에 머물면서 간간히 비도 내릴 것 같다고 해서, 하선 할 때에는 두툼한 겨울용 세타에 우산까지 준비를 해야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 도시 전체가 가는 곳 마다 꽃가루---다행히 이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것 이라고, 현지에서 살고 있는 가이드가 설명은 해주었으나 글쎄(?)---마치 겨울에 내리는 눈처럼 휘날렸는데, 어제 밤의 비에 싹 가셔서 다행히도 깨끗한 시가지를 볼 수 있었으나, 오후가 되니까 다시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해서, 이도시의 특색 한 가지를 꼽으라면 하얗게 휘날리는 꽃가루를 들을 수 있겠다.

어제 오후에 시베리아 횡단 차 이 도시에 들른 한국 L여행사의 여성고객 한분이, 옛날 러시아 황제들의 여름휴양지인 페테르코프에 갔다가 여권을 소매치기 당했는데, 이곳에는 한국의 영사관이 없어서 출국에 필요한 여행증명서를 발부 밭자면, 하는 수 없이 비행기로도 여러 시간이 걸리는 모스크바의 한국대사관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일행과 떨어져야하는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고, 특히 소매치기에 조심 할 것을 다시 한 번 주의를 환기시켜 주었다.

버스로 한 시간쯤 걸리는 교외에 러시아 황제들의 여름휴양지였으나 지금은 분수공원으로 더 잘 알려진 페테르코프가 있는데, 10시30분부터 이 분수공원의 분수가 작동을 시작 한다---이곳의 분수공원은 전력을 사용하여 펌프가 물을 품어 올리는 다른 분수대와는 달리 자연스러운 물의 흐름을 이용하여 분수가 올라온다는 특징이 있다---고 해서 잠간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근처에 있는 Peter & Paul Church 라는 러시아 정교회의 일요일 아침 예배에 잠간 참여할 수 있었다.

이 교회의 특징은 신도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없이 모두 서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천주교의 미사 의식과 비슷해보였으나, 신도들이 예배 중에도 계속하여 십자의 성호를 그리며 허리를 굽혀 경의를 표하는데, 특히 성호를 긋는 순서는 머리, 가슴, 오른쪽, 그리고 왼쪽 어깨의 순서로 천주교와는 약간 다른 것 같았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 주장해오던 70년간에 걸친 공산주의시절에는 러시아 정교에 대한 핍박이 여간 심했던 것이 아니었으며, 특히 스탈린 같은 지도자는 모스크바에 있는 유명한 교회를 헐어내고 그 자리에 대중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을 만들기도 했는데, 공산주의가 지나가자 다시 이 자리에 러시아 정교회를 세웠을 정도로 국민들의 신앙심이 참으로 깊다고 했다.

이 도시의 시민들도 요즈음 유행하는 웰빙 바람이 불어서 많은 시민들이 주말만 되면 우리의 주말농장과 비슷한 "다차"라는 이름의 별장으로 나가서 주말을 보내기 때문에 이때는 도시 전체가 한산할 정도라고 한다.

분수공원 안에도 곳곳에서 트럼펫이나 바이오린 등으로 관광객들을 향하여 연주를 하고 있는 뮤지션들이 있었는데, 우리 일행이 앞을 지나가면 어김없이 애국가를 연주하곤 해서 이 들이 어떻게 관광객의 국적을 구별 하는지를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더니, 자기들 안내인이 살짝 알려주는 것은 절대로 아니고, 이 들은 주로 외모를 보고서 여행객들의 소속국가를 짐작하는데, 동양 사람들 중에서 일본사람 들은 비교적 키가 작고 가이드를 따라 일사분란하게 이동하며, 중국인들은 비교적 큰소리로 얘기들을 많이 하며, 우리 한국 사람들은 단체이지만 잘 흩어져서 다니며 옷차림이 다른 그룹들보다 더 화려하다고 하며, 이런 식으로 예상을 하면 90%는 적중 한다고 해서 모두들 웃고 말았다.

오후 6시에 출항하니까 5시 30분까지 승선을 완료하다. 배가 부두에 묶어 논 긴 밧줄을 풀고 떠날 채비를 하자, 기특하게도 어제 아침에 소련 입국 시에 보였던 하얀 제복의 브라스밴드가 환송 연주를 해주고 있어서, 승객들 모두 갑판에서 내려다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발틱해를 따라 남서쪽으로 항해를 시작한다. 오후 11시 40분에 발틱 해의 바다 아래로 떨어지는 장엄한 모습의 태양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다.

* 6월 27일(월요일) 일출 4시 05분 일몰 10시 53분

간밤에 잠자리에 들면서 시간을 한 시간 늦게 가도록 맞추어 놓으면서 모닝콜을 부탁해 놓았는데도 아침이 되면 늘 그 시간에 잠이 깨어져서, 늘 해오던 대로 실내 풀장에서 수영을 한 후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뷔페로 아침식사를 하다.

7시경에 Tallin 항에 입항하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운 발틱해 연안의 3개국 중에서 첫 번째 방문국인 인구 140만의 Estonia의 수도인 Tallin은 조그마한 시골의 항구 같은 모습으로 인구가 40만에 불과한데 그동안 강대국사이에 끼어서, 마치 우리 한국처럼 슬픈 역사를 많이 간직한 나라였지만 작년에 EU에 가입하여 새로운 도약을 기약하고 있으며, 특히 IT 산업에 중점을 두어서 무선인터넷 가입률만큼은 유럽에서 최고수준에 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단다.

Tallin은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어 지며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산은 350m 로서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붉은 지붕들의 시가지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우며, 구시가지는 특히 유네스코에서 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정도로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으며, 15-18세기경까지 이 도시가 한자무역의 거점도시 노릇을 해서,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운 Gild 가 들어서 있던 건물들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현재는 그 중 한 채를 Opera House로 이용하고 있는데 발틱해 건너편의 Finland 사람들도 구경을 올 정도로 유명하단다.

구시가지의 계단을 올라가는데, 길옆에 있던 한 뮤지션이 일본민요를 연주해 주어서 우리들을 웃게 만들었는데, 아직 이곳을 찾아오는 한국인은 극히 드물어서 동양인으로는 오직 일본사람들이 가끔 들리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우리 일행을 일본사람으로 예측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겠다.

재미있는 것은 모스크바 올림픽 때에 이곳 Tallin에 있는 조정경기장에서 올림픽 조정경기가 개최되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는 아마 이 나라가 소련과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은 되지만, 모스크바에서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 많은 선수와 임원들이 어떻게 이동을 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 도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야외음악당이 있는데, 30,000명의 합창단이 올라갈 수 있는 무대와 70,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계단식으로 된 잔디의 객석으로 되어 있어서, 세계적인 음악인 특히 마이클 잭슨 같은 사람도 이곳에서 공연을 한바 있다고 하며, 이 음악공원 옆에는 이 나라의 국민 작곡가인 구스타프의 동상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분의 "나의사랑 / 나의조국" 이라는 곡은 아직도 이 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부르는 곡이라고 하며, 한 가지 좀 의아한 것은 이렇게 훌륭한 음악가를 낳은 이 Estonia 국가의 곡조가 Finland 국가와 똑 같으면서 가사만 다르다고 하는 점이다.

이곳 Estonia 에는 한국인이 단 5명이 있는데 한사람은 오늘 우리를 안내한 민속학을 전공하는 S 군이고 나머지 4명은 선교사와 그 가족이라고 하며, 내일의 기항지인 Latvia 국에는 안내할 수 있는 한국인이 없어서 이곳 가이드가 우리 안내를 마친 후에, 5시간이 좋이 걸리는 거리를 고속버스를 타고 Latvia까지 온 후, 배를 타고 온 우리를 마중해서 하루 더 안내를 하겠다고 했다.

저녁 7시에 출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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