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가우디 건축물에 `혼' 느껴
中·舊소련 영토 넘어 12시간 비행기 여정 후 크루즈 탑승


5월15일(토)

미국 국적의 Princess 유람선회사에서 2004년에 제1차로 운항하는 Voyage 9411(from Barcelona to Venice)의 Star Princess호에 승선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출발 한 것은 점심시간이 좀 지난 오후 1시 30분이었다.

출항지인 스페인의 바르셀로나(Barcelona)로 가는 직항기가 없어서, 프랑스 파리로 가서 다시 이 항구 도시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한다.

몇 년 전 동남아시아 쪽의 크루즈 여행 경험은 있었지만 서양사람을 위주로 하는 유럽의 지중해 연안의 크루즈(유람선여행)여행, 그것도 2주일이 필요한 긴 유람선 여행은 처음이어서 자못 흥분되기도 하고 또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새로운 세계를 향해 여행을 떠날 때에는 늘 갖게 되는 느낌일 것이다.

37년여의 병원약사와 15년간의 교수생활을 지난 2월말에 정년퇴임하고 첫 번째 맞는 우리부부의 긴 여행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준비를 착실히 했다.

우선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크루즈 여행 쪽을 찾아봤으나 시간과 일정이 맞지 않아서 여러 차례 다른 곳을 알아보던 차에 10여년 전에 악연(이런 일은 요즈음 세상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주일간의 크루즈 여행을 예약한 다음, 출발 당일 20여명의 크루즈 여행객이 약속된 시간에 김포공항에 나가서 비행기 티켓과 크루즈 승선권을 지참하고 와야 할 직원을 기다리는데, 출항지인 싱가포르 행 비행기가 떠난 후에도 여행사 직원이 나타나지를 않아서, 모든 일정을 취소 할 수밖에 없는 황당한 일이였다. 해당 여행사에 자초지종을 알아보았더니 담당 직원이 간밤에 과음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지를 못해서 모처럼 잡은 고객들의 여행을 망치게 한 일이 있었다)이 있었던 한국 H유람선사에서 L클럽 회원부부들이 주체가 되어 단체로 떠나는 지중해 크루즈가 있으며, 크루즈 말미에 이집트여행도 추가가 된 상품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합류가 가능하다기에 여기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출발 전 공항에서 알아보니까 필자가 탄 비행기로 46명, 그리고 먼저 파리로 떠난 팀이 30여명 해서 한국에서만 80여명이 이번 지중해 크루즈에 동참을 한다니 이젠 한국에도 크루즈의 열풍이 서서히 몰려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중국과 舊 소련 영토를 가로질러 파리까지 12시간 반의 긴 여행은 기내 영화 한편과 비행기에서 대여해주는 단편소설을 읽으며 지루하지 않게 보낸 후,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18시 30분에 드골 공항에 도착했다.

유럽연합(EU) 덕택에 간편해진 입국수속을 끝내고 10여분을 걸어서, 연결 비행기가 출발하는 탑승구를 찾아 저녁 8시에 바르셀로나로 출발하는 에어프랑스의 중형 여객기를 탈 수 있었다.

마침 옆자리에는 운 좋게도 바르셀로나 교외에서 산다는 스페인 아가씨를 만나 도착 할 때까지 가족과 생활 등 여러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2시간동안의 여행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이 아가씨는 오늘 오전에 여행객들을 파리에 데려다 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라는데 자기네들은 유럽연합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어서, 마치 국내여행을 하는 거나 같이 쉽게 프랑스와 스페인 두 나라를 오고갈 수 있어서 아주 좋단다.

흥미 있게도 여행 중 가장 인상에 남는 도시가 어디냐는 물음에 미국의 뉴욕이 가장 좋아서 지난여름에는 뉴욕에서 4일간을 보내고 돌아 왔는데 또 가고 싶다고 해서 역시 스페인의 젊은 여자가 보는 뉴욕의 다른 점이 있나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밤 11시에 바르셀로나 중앙역 건물 위에 세워진 호텔에 묵다.



5월16일(일)

아침 식사 후 유람선에 승선할 한국인이 80여명이 되니까 세 그룹으로 나누어 모든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필자가 속한 B그룹은 다행스럽게도 개인별로 참가한 14명이 한 그룹이 되어서, 대형 리무진에 넉넉하게 자리를 잡고 모든 관광들을 하게 되어 다행스러웠다.

1992년 하계 올림픽이 열렸던 올림픽 주경기장은 규모나 높이가 남산의 1/2정도 되는 야트막한 산의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데 올림픽 경기의 꽃인 마라톤에서 우리의 황영조 선수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더 길고 가파른 몬주익 언덕의 코스에서 막판 스퍼트를 해서 우승한 기념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어서 우리 한국인 관광객을 즐겁게 해주었다.

1800년대의 세계적인 건축가였다는 가우디(Antonio Gaudi)가 살았던 저택은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가우디가 설계한 공원 및 시내 곳곳에서 가우디의 앞서가는 생각을 나타내는 건물들을 볼 수 있었으며, 아직도 공사가 진행 중인 미완성의 대성당 등에서도 이 천재 건축가의 혼을 느낄 수 있어서 “죽은 가우디가 산 바르셀로나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도시는 가우디 일색이었다.

오후 5시에 항구에 정박 중인 미국 국적의 Star Princess호에 승선했다. 승선 절차는 여느 출국 수속과 똑같았으나 각자의 여권은 회수했다가 크루즈의 마지막 날 하선 시에 돌려주기로 하며, 한국에서 미리 배정받은 선실 번호가 적힌 짐표(baggage tag)를 각자의 짐에 붙여만 놓으면 승선 한 후 각 선실로 운반되는데, 특이한 것은 그때그때 팁을 주는 것이 아니라 크루즈 기간동안 하루에 10불씩 계산하여 총 130불을 미리 내거나 신용카드로 결제하도록 해서 양식당을 비롯하여 침대정리에 이르기까지 유람선 안에서 승무원에 의해서 베풀어지는 모든 서비스에서 팁에 대한 신경을 전혀 안 쓰도록 되어 있었다.

크루즈 여행 동안의 모든 지불은 선실 문을 열수 있는 카드키를 사용하여 사인한 후 마지막 날 각 객실로 배달되는 사용 명세서에 의해 각자의 신용카드에서 결제되도록 만들어져서, 항해 중일 때만 문을 여는 각종의 면세점에서의 shopping이나 각종 지불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카지노 또한 항상 배가 운항중일 때에만 개장을 하도록 되어 있다. 신기한 것은 카지노에서는 미국 달러만이 사용되고 있었다.

Star Princess호는 2002년에 건조된 미국국적의 119.000톤급 유람선으로, TV 드라마인 `사랑의 유람선'으로 유명한 회사의 소속인 배중의 하나로서 총 길이는 약 300미터, 넓이 30미터, 2,600명의 승객이 탈 수 있으며 종업원만 해도 1,200명이나 되는 떠다니는 특급 호텔인데, 식당은 24시간 open하는 뷔페식당을 비롯하여 5개가 되며 수영장만 해도 어린이용까지 합쳐서 6군데나 있었다. 그밖에도 병원, 대극장 2개, 도서관, 헬스클럽, 사우나, 인도어골프장, 탁구장, 미니 테니스장 등 바로 거대한 운동장이나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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