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고지혈, 또는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이 아스트라제네카 (AZ)와 얀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을 경우 혈전증이 나타날 위험이 더 커진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  즉, 이런 기저질환은 그 자체만로도 혈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여기에 혈전증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AZ나 얀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으면 혈전증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 중 일부는 AZ나 얀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접종을 받지 않으시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정말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에 의한 혈전증 위험을 증가시킬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이다.  그 이유는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에서 나타나는 혈전증과 AZ 또는 얀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의한 혈전증은 발생 기전과 장소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기저질환과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의한 혈전증의 발생 기전과 장소를 살펴 보기로 하자.

혈관내에 생기는 혈전은 한 가지가 아닌 다양한 기전에 의해 발생한다.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 기저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혈전은 동맥내벽에 쌓인 여러 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동맥혈관 구조상 피에 직접 접촉하고 있는 부분을 동맥내벽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 쌓이는 물질들은 주로 콜레스테롤, 지방, 죽은 염증 세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물질들은 막으로 덮여져 있어 혈액과는 직접 접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그 이유는 잘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이 막이 깨지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막 아래의 물질들이 혈액과 직접 닿게 되고 혈전이 발생한다.  왜냐하면, 이 물질들에는 혈액으로 하여금 혈전을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물질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의 질환은 동맥내벽에 이런 물질들이 쌓이는 것을 촉진한다.  동맥내벽에 상처가 생기면 여기에 물질들이 쌓인다.  그런데, 고혈압은 동맥내벽 상처의 원인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혈압이 높으면 동맥내벽에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이다.  즉, 건물의 벽에 미치는 압력이 세면 벽에 균열이 생기기 쉬운 것처럼 혈관내벽에 작용하는 압력이 높으면 상처가 쉽게 나는 것이다.  동맥내벽에 생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 혈액 속에 돌아다니는 콜레스테롤과 지방 등이 혈관내 상처에 쌓인다.  따라서,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이 많으면, 즉 고지혈증을 가지고 있으면, 더 많은 양의 콜레스테롤이 동맥내벽에 난 상처에 쌓일 수 있다.  또, 피부에 상처가 나면 염증반응이 일어나듯이 동맥내벽에 상처가 나도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그런데,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이 많으면 동맥내벽의 상처에 쌓여 염증반응을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 산화된 콜레스테롤의 양도 증가한다.  

또, 당뇨병으로 혈당이 높은 경우에도 동맥내벽의 상처에 발생한 염증반응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염증반응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동맥내벽에 쌓이는 물질들의 양도 커지고 이 물질들을 둘러쌓고 있는 막도 얇아져 쉽게 깨질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 기저질환은 동맥내벽에 쌓이는 물질들의 양을 늘리고, 이들이 쉽게 혈액과 접하게 하여 동맥내에서 혈전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서 혈전이 발생하면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하여 심장근육이 죽게 된다 (심근경색).  만약,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혈전이 생기면 뇌세포가 죽게 된다 (뇌경색).

동맥내벽에 콜레스테롤, 지방, 염증세포 등이 쌓여 발생하는 혈전과는 달리 AZ와 얀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켜 혈전을 만든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1년 4월30일자 컬럼“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의한 혈전증 –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약물 알러지?” 편을 참조하기 바란다).  즉, 백신의 성분이 우리몸 안의 혈소판 인자 4라는 것과 결합함으로써 혈소판 인자4 구조를 변형시키고 이에 대한 항체 생성을 유도하여 혈전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혈전은 동맥이 아닌 주로 정맥에서 발생한다.  이처럼 AZ와 얀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과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 기저질환은 혈전증을 일으키는 기전 및 발생 장소가 완전히 다르다.  

혈전증을 일으키는 기전과 발생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AZ와 얀센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은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혈전증 발생 위험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증가시키지 않는다.  또, 임상시험에 따르면, 이 두 백신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효과도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간에 다르지 않다.  오히려,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에 의한 혜택이 더 크다.  왜냐하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은 백신에 대한 금기사항이 없다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받으시기를 권한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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