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지 8개월째인 지난 4월 예전의 저의 비서였던 직원으로부터 아침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날 새벽기도에 가서 황대오부장님의 건강회복을 위해 기도하였는데, 호흡곤란이 갑자기 오셔서 운명하셨다는 슬픔 가득한 전갈이었습니다. 1973년에 동양공업전문대학을 입학. 졸업하고, 숭실대학교를 편입 졸업했습니다.
1977년에 한독약품 마산에서 병원과 약국영업, 1986년 제주, 1989년 부산, 그 이후 영업아웃소싱을 한 한독약품의 결정에 따라 1999년부터 쥴릭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을 2-3년 앞두고 쥴릭 도매팀장을 마지막으로 조기 퇴직하셨습니다.
그 후로 2005년부터는 화이자에서 저와 근무하셨습니다. 2006년 12월 20일부터 화이자 일반약품사업부문이 존슨앤드존슨으로 합병된 이후, 2007년 12월 존슨앤드존슨에서 정년퇴직을 하셨고 2008년 4월에 폐암으로 인해 소천 하셨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이래 약업계에서 영업만 30년이 넘게 하셨고, 의약계에만 주로 많은 지인들이 계신 분이셨습니다. 황부장님은 유머와 재치가 남달랐다고 수십 년간 함께 일해 왔던 동료들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름 때문에 황대포로 통했던 그의 유머는 거래처 방문시 꼭 한번은 의미 있는 농담을 던져 웃음을 선사했고 거래처 방문이 뜸하거나 제날짜에 방문이 없으면 거래처로부터 전화가 와 안부를 물을 정도로 인기 있는 영업을 하셨고, 또 기록의 달인이었다고 합니다.
함께 20년 이상 함께 근무한 한 직원은 "입사이후 퇴임까지 모든 영업회의 기록, 거래처 방문 기록 그날의 기분등을 기록으로 남기셨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꼼꼼한 성격은 사무실 퇴근시 전기구 선 확인 책상 정돈확인 창문 잠근장치등 다른 직원이 확인 했음에도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 안심하는 성격이셨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태우셨을 줄은 잘 모름), 본인에게 화이자 입사하면서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을 하셨습니다.
화이자 일반약품사업부문(Consumer Health Care)에서 젊은 영업부 직원들과 다른 직원들을 (연령차가 많이 났음) 사랑으로 이끌어 주고, 그동안의 영업에서의 고객 만나는 법, 회의하는 법, 시간사용하고, 보고하는 법등을 열심히 가르치고 이끌어 주셨습니다.
전국의 도매상황을 잘 알고 계셨고, 가격전략과 도매전략측면에서의 노하우는 특히 크레오신티가 2004년 24억 매출에서 2006년 42억으로 매출 성장하는데 도매의 매출비중이 직접 약국판매대비 80%나 차지하는 상황에서 소비자 직접광고와 학교프로그램보다도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약사, 의사, 간호사, 의약계에 종사하는 직원들, 제약회사의 임직원, 그리고 많은 의약품 도매회사의 동업계 영업 동료들을 만나셨는지 나는 모릅니다. 그분들 중 많은 분들은 그분의 부음을 아직까지도 모르고 계실 겁니다.
미국에 있는 나는 가끔 그분을 생각합니다. 가장 가까이서 함께 일해서 그럴까요? 성심성의껏 일해 줘서 그럴까요? 주위사람 모두에게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 주어서 그럴까요? 암으로 투병한 것이 안타깝고, 비교적 일찍이 세상을 떠나서 그럴까요? 저에게는 모두 다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그분이 살기를 원하셨던 새날이 시작됩니다.
미국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
미국인들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미국인의 90% 정도는 죽음을 삶의 또 다른 연속으로 받아들인다. 미국인들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자세를 갖고 있다.
그들은 die 보다는 pass away(돌아가시다), expire(숨을 거두다), kick the bucket(떠나다) 등의 표현을 더빈번히 사용한다.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은 요독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잠시 깨어나서 "It is very beautiful over there." 라고 말하며 다가올 사후세계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죽은 자에 대한 애도가 적고 이에 대한 감정을 좀처럼 들러내지 않는다. 엄숙한 장례식에 검은 옷을 입고 가서 슬픔을 억누르며 어떤 사람들은 장례식 후에야 조의를 표한다. 적어도 그들은 슬픔을 못 이겨 대성통곡하는 일은 없다.
몇 달 전 본 영화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하고 싶은 것들, 는 어차피 떠나야 할 지구 마무리를 잘 짓고 떠나고 싶은 나에게도 인상 깊은 영화었다.
나는 누구인가를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예전에는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였지만 얼마 전부터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갑자기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머지않아 죽을 것을 알면서도 작별인사를 할 겨를도 없이 심장 마사지 등 응급조치를 취하기 위해 가족들은 병실 밖으로 쫓겨나게 된다.
기다리던 가족은 더 황망하고 실패했다고 느끼게 되지 않겠는가? 아 나는 당신들 때문에 행복하였었노라고 인사하며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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