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과서에 ‘공주를 구한 삼형제’란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사랑하는 공주가 중병을 앓자 임금님은 이를 고치는 자는 사위로 삼고 장차 왕국도 물려주겠다고 공표한다. 왕궁에서 먼 곳에 살던 삼형제는 각자의 보물을 활용하여 이 상을 받기 위해 나서는데, 맏이는 천리안 망원경으로 공주가 병든 사실과 임금님의 약속을 발견하였고, 둘째는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형제들과 함께 왕궁으로 빠르게 날아갔으며, 막내는 어떤 병이든 고치는 사과로써 공주의 병을 낫게 하였다. 결국 셋 중에서 자기의 보물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막내동생에게 임금님이 상을 내리며 이야기는 끝난다. 

이 동화에서 다양한 경영학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선, 삼형제의 성공요인으로는 정보력, 문제해결에 필요한 핵심역량, 자신의 특장점을 활용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협동심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개인보다 더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데, 경영학은 이 과정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지혜와 방법을 제공한다. 성공하는 전략이란, 겉으로는 단순명료하지만 안으로는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있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삼형제의 망원경이란 전략적 방향성이고 양탄자는 실행력이며 사과는 핵심수단인데, 이 세가지는 상호 배타적이며 보완적인 속성을 가졌다. 

필자가 기업에서 근무할 때 현업에 대한 SWOT 분석과 핵심역량 강화방안을 자주 실행했는데 간편하지만 경영적 성과를 이끌어내는데 매우 유용함을 경험했다. 그래서 필자는 대학에서 약물치료학, 의약정보학, 실무실습 등을 교육할 때 임상약학적 지식-기술-태도는 물론이고 동시에 장차 약업현장에서 자신의 핵심역량을 발견하고 강화시킬 수 있도록 전략적 사고와 의사결정론, 문제해결방법론, 자기주도학습법을 충분히 훈련시키려 노력한다. 왜냐하면 약업전문가는 더 이상 약학적 지식이나 기술만으로는 미래사회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까? 바로 그것을 찾아내어 강화시키는 방법이 SWOT 분석기법이다.

SWOT 분석

이는 조직외부의 기회(opportunities)와 위협(threats)을, 조직내부의 강점(strengths)과 약점(weaknesses)을 조화시켜서 혁신과 발전을 모색하는 기술이다. 고려할 사항으로, 내부요인 중에서 강점을 분석할 때는 (1)독특한 능력, (2)적합한 재무적 자원, (3)좋은 경쟁기술, (4)자사에 대한 구매자의 호의적 생각, (5)인정받는 시장선도자, (6)규모의 경제, (7)원가 우위, (8)경쟁력 우위, (9)제품 혁신능력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편, 약점을 분석할 때는 (1)불분명한 전략적 방향, (2)경쟁적 지위의 쇠퇴, (3)낙후된 시설, (4)평균이하의 수익성, (5)주요기술이나 능력의 부족, (6)경쟁적 압박에 대한 취약한 대응력, (7)연구개발력의 부족, (8)빈약한 시장지위, (9)전략변경에 필요한 자금의 부족 등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외부요인 중에서 기회요소를 분석할 때는 (1)새로운 고객집단 확보, (2)새로운 시장 및 세분시장으로 진입, (3)광범위한 고객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계열 확장, (4)관련 제품의 다각화, (5)보다 좋은 전략집단으로 이동하는 능력, (6)경쟁기업간 친화(전략적 제휴), (7)빠른 시장성장 등의 존재를 파악한다. 위협요소를 분석할 때는 (1)새로운 경쟁자의 진입가능성, (2)대체품의 판매량 증가, (3)느린 시장성장, (4)역행하는 정부방침, (5)경쟁압력의 증가, (6)경기침체의 가변성, (7)증가하는 고객 또는 공급업자의 힘, (8)구매자의 욕구 및 취향 변화, (9)인구통계학적 변화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내부 및 외부 요인들을 조화시켜 얻어지는 4개 상한의 특징 중에서 향후 추진할 과제나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선택한다(그림 1). 
 
                      그림 1. SWOT 분석의 요소와 내용 

4개 상한을 세분화하면 더욱 다양한 전략적 선택지 조합이 얻어지는데, (1)강점-기회(SO)전략이란 자사의 강점을 활용하여 외부기회를 이용하는 것이고, (2)강점-위협(ST)전략은 자사의 강점을 활용하여 외부위협을 극복하는 방안이다. 또한, (3)약점-기회(WO)전략은 자사의 약점을 극복함으로써 외부기회를 활용하고, (4)약점-위협(WT)전략은 자사의 약점을 최소화하여 외부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현장에서는 장점과 기회요인을 강화시키는 ‘SO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약점과 위협요인을 축소시키는 ‘WT전략’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통한다. 또한, SWOT 분석은 되도록 조직내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된 이질적 집단이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며, 정기적, 구체적으로 실시할수록 경영활동의 성과는 뚜렷해진다. 실제적으로 우리나라 약료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SWOT 분석을 실시한 예는 다음과 같다(그림 2). 

                                    그림 2. SWOT 분석의 실례
      (출처: 약료서비스 R&D 추진 및 지원방안구축 연구,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2012년 추계학술대회)

핵심역량 도출과 전략적 방향성의 결정

핵심역량이란, 경쟁기업과 비교하여 절대적 우위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자원과 능력의 조합을 말한다. 이는 구매, 재생산, 복제, 대체가 불가능한 유·무형의 자산인데, 경쟁사를 압도하는 고유의 기술력,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상품/서비스 기획력, 축적된 조직관리역량 등이 포함된다. 또한, 핵심역량은 기업이 취득할 수 있는 자원(generic input)과는 구별되는 ‘전략적 자산’으로 해석하는데, 왜냐하면 기업에 긍정적 가치를 제공하고, 경쟁업체와 차별화되는 희귀성을 가지며, 완전복제가 불가능하거나, 해당 조직에 특화된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핵심역량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역할이 다양한데, (1)다각화 가이드라인 제공, (2)조직활성화 인도, (3)회사의 세계화 가속, (4)기업의 경쟁우위 지속, (5)연구개발 노력에 집중, (6)전략적 제휴의 선택, (7)사업부 및 전사적 측면에서 목표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이 있다. 또한, 핵심역량은 (1)사업재구축 지침제공, (2)다각화 지침(관련 다각화) 제공, (3)조직활성화 주도, (4)경쟁력 유지, (5)연구개발 노력집중, (6)전략적 제휴(M&A), (7)전략사업부(SBU)의 목표와 전사적 목표간 일치 등과 같은 경영활동에도 활용된다.

정부는 최근에 국가적 혁신을 위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정책의 추진계획과 지원규모를 발표하였다. ‘디지털’과 ‘그린’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기술 측면의 변화를 표현하는 중심어휘가 되었으므로 약업계 모두는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야 한다. 마침 COVID-19가 야기한 전대미문의 경제침체를 탈피하려는 유럽연합(EU)은 1,0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자금 투자를 시작했다. 하필 이때에 막대한 금액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그린 전환(Green Transformation)을 위한 각종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하는 점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전략적 시야의 망원경을 이용하여 이리저리 둘러보면, COVID-19로 유발된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이미 유럽사회가 오랜 기간 고심해왔고 어차피 혁신해야 할 구태의연해진 산업구조의 근본적 재구성을 이번 기회에 추진하여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디지털과 그린에 선제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이다. 또한, 우리 정부가 얼마전 발표한 디지털, 그린 뉴딜 정책도 이러한 세계적인 산업혁신전략과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

앞서 설명한 SWOT 분석과 핵심역량강화의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보유한 강점이자 기회는 바로 ‘정보통신기술(ICT)’와 ‘디지털 전환’ 추세이다. 선진국들의 산업구조가 화석연료의존성과 탄소중독증에 의한 취약점과 온실효과 심화와 전지구적 기후변화라는 위협을 극복할 지름길을 ‘그린’에서 찾은 것은 매우 현명하다. 그러기에 우리 약업계도 그동안 누적된 위협과 약점 요소에 COVID-19로 가중된 지금의 상황을 극복함에 있어 기존 체계와 방식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을 간과하거나 무조건 저항하는 상태에만 머무르면 곤란하다.

우리나라 의료계는 짧은 기간에 밀려온 디지털 혁신, 원격의료와 같은 변화의 물결에 당혹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여기에 공공의대 신설 및 향후 10년간 의사 4천명을 증원하겠다는 정부의 개혁안에 급기야 의사회는 파업을 거론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있다. 하지만, 약업계는 거시적 시야를 가지고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 중인 산업구조 및 보건의료체계 변화에 대하여 선택과 집중 및 핵심역량을 강화하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이제껏 동화 속의 천리안 망원경을 약업계가 가지도록 도와줄 경영학 기술인 SWOT 분석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다음에는 하늘은 나는 양탄자(전략적 실행력)와 병을 고치는 사과(핵심수단)를 어떻게 준비할 지 고찰해보도록 하자.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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