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경영전략수립은 다양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필자가 약대생을 교육하면서 자주 느끼는 바는 이들이 졸업 후 대체로 15년이 지나면 75~80% 가 약업현장에 종사하게 되는데 학창시절부터 약료를 위한 지식과 기술 못지않게 약업경영을 위한 기본역량을 진지하게 준비하는 학생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약사가 된 후에도 이어지는데 불행하게도 다수의 현직 약사들조차 경영전략 수립방법을 잘 모르거나 익숙하지 못한 편이다. 

“경영자가 전략 또는 계획을 세우지 않고 경영을 하는 것은 곧 망하려고 계획하는 것과 같다”라는 냉엄한 격언도 있다. 약업경영의 현장도 혁신의 당위성은 일반기업이 처한 상황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그래서 약업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실천을 위한 세부방법에도 숙련돼야 하는데, 전략수립방법론은 경영자라면 누구나 간단없이 수립, 적용, 수정 과정을 반복훈련하는 것이 필요한 핵심기술이다. 

전략의 단계와 종류 

전략은 파급효과나 조직 안에서의 위계나 역할에 의해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약업은 어떤 수준에서 어떤 과정으로 실행할 지에 따라서 약국(경영)전략-사업전략-기능별전략이란 순서의 위계를 가지며, 하위전략은 상위전략의 지배를 받는다.

약업경영의 최상위급 전략은 약국의 목표 및 방향과 사업영역을 계획한 것이며 이는 약국이 어떤 영역에서 누구와 경쟁하며, 어떤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어떻게 보유한 자원을 배분할 것인지 선정한 큰 그림으로서 ‘약국(경영)전략‘ 또는 ‘사업구조전략’이라 부를 수 있다. 여기에서는 (1)약국의 사명(mission) 정의, (2)약국의 전략적 사업단위(SBU) 결정, (3)개별 SBU에 자원의 할당 및 부과, (4)진출할 신사업분야 등이 포함되며, 이로써 사업다각화, 약국 인수합병, 신규사업진출, 분야별 자원배분, 기존 사업의 철수 등을 수행하게 된다.

약국(경영)전략보다 하위인 개별사업 수준의 경쟁 전략인 ‘사업전략’은 어떻게 경쟁해서 수익을 높일 것인지 정하는 단계이다. 예를 들면, (1)경쟁상대가 누구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2)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며(경쟁상대 대응전략), (3)대응전략을 어떻게 실천할 지(경쟁우위 확보방안) 고려하여,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생약제제, 건기식, 의약외품, 계절품목, 복약지도, 약국인테리어, 직원 친절도 같은 유무형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원가우위 전략’, ‘차별화 전략’, ‘집중화 전략’ 등을 구체화 한 것 이다.

경영전략의 추진단계 

경영전략을 수립, 추진하는 과정은 순차적, 선형적(linear) 형태인데, 통상적으로 경영목표를 설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약국의 경영목표도 일반 기업처럼 매출액, 성장률, 수익률, 시장점유율과 같은 ‘정량지표’와 성공척도, 고객만족도 같은 ‘정성지표’를 복합하여 정하는게 좋은데, 일반적으로 (1)과거의 연장선 상태, (2)백지 상태, (3)경쟁자의 수준을 고려한 상태, (4)전략적 의지를 중시한 상태 등 약국이 처한 상태에 따라 목표설정의 기준점(baseline)도 달라진다.

약국의 경영목표가 정해졌으면 달성과정에서 꼭 해결할 분야를 정한다. 이를 위해 장·단기적으로 약국의 가치(value)를 극대화시킬 핵심성공요인(critical success factor, CSF)을 도출한 뒤 시행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약국이 보유한 자금, 인력, 기술을 배분할 때는 이렇게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서 일관성 있게 실천해야한다.

목표달성 과정에서 중요한 원칙은 약국 구성원에게 전략목표를 이해시키고 동참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비전공유(vision sharing)라고 부르는데, 조직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바라보기 전에 성급히 일을 추진하면 실패하기 쉽다. 또 하나의 원칙은 버스(조직)에 태울 만한 사람만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은 애초에 버스에 태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략과 리더십이란 소프트웨어가 작동하여 성공을 실현시키는 하드웨어가 바로 조직이며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경영자에게 필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기술인데, 원칙과 인내심을 가지고 약국(조직)의 문화로 완전히 정착시켜야 한다. 경영혁신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GE가 강력히 실천한 것이 ‘6-Sigma적 사고방식’과 ‘Work Out이란 행동방식’을 전 직원에게 체질화 하여 조직문화로 정착시킨 사실이다.

일단 경영전략이 확실히 수립되면, 비록 수행과정에서 몇가지 오류를 범할지라도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잘 수립된 경영전략의 효과는 (1)기회포착과 위험요인 회피, (2)전략과제의 손쉬운 파악, (3)경영정보의 조직적 수집, (4)장기 추진사업에 대한 대비, (5)사업통합과 자원배분 합리화, (6)구조조정을 통한 업무균형달성, (7)경영혁신의 달성이 수월해진다.

경영전략 실행 방법

약국의 경영전략 수립은 보통 6단계로 추진한다. (1)‘사전준비’는 경영목표 및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추진조직체 구성 및 상세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며, (2) ‘외부환경분석’은 경영전략 및 평가체계 수립을 위해 외부환경 변화를 파악·분석하여 이에 대한 기회 및 위협요인을 도출하는 단계이다. (3)‘내부역량분석’은 기존의 경영이념 및 사업영역을 바탕으로 핵심역량, 프로세스, 재무능력, 그리고 이해관계자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통해 강점 및 약점을 도출하는 단계이고, (4)‘비전·전략적 과제도출’은 전략수립 주체의 실천 및 구체화 작업으로 SWOT분석을 통해 전략적 과제를 도출하고 사업별·시기별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이다. (5)‘사업별·기능별 전략수립’은 경영목표를 설정하고 사업별로 경영자원과 경영전략 의지를 마케팅전략, 개발전략, 유통전략, 재무전략 등과 같이 하부구조를 재분배하거나 세부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고, (6)‘실행 및 피드백’은 수립된 비전과 전략적 의지를 구체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전략의 타당성을 증명하고 핵심전략요소와 기능별 전략의 일체화를 달성하는 단계이다.

경영학에서 설명하는 ‘3S’란 먼저 ‘전략(Strategy, S1)’으로서 창조적 환경대응의 내용물이며 현재의 경영 행위와 현상을 부정함으로써 얻는 창조경영의 근간이고, 다음은 ‘시스템(System, S2)’으로서 환경에 대응하는 방식인데 P-D-C-A 시스템 등을 예로 들 수 있고, 마지막은 ‘조직(Structure, S3)’인데, 이는 환경에 대응하는 주체로서 주인의식을 가진 참여경영의 핵심요소가 된다. 이중 첫번째 요소인 전략이 제대로 수립된 약국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특징으로는 (1)자기 핵심역량에 대한 정확한 인식(핵심역량 정립), (2)상대방 약점에 대한 정확한 인식(경쟁자 분석), (3)정확한 환경분석으로 전략과제 명확화(SWOT 분석), (4)자신의 핵심역량으로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시키고 약점을 파고드는 전략수립(예: 블루오션 전략), (5)자신의 전략이 실패하는 상황의 대응책 강구(위험관리), (6)경쟁에서 승리한 후 지속적인 혁신(변화 관리) 등이 있다.

경영전략수립 시 사전검토사항과 주요 질문들(Key Questions)

학습한 내용을 현실세계에서 활용 가능한 역량으로 체화시키려면 학습자의 ‘메타인지(meta cognition)’ 가 중요하듯,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역량도 기계적으로 습득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을 통하여 고도화 시킬 수 있다. 그래서 문제를 잘 해결하는 방법은 질문을 잘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란 명언도 있다. 

우선, 전략적 수준의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내 약국경영의 본질과 내가 속한 시장영역은 무엇인가? (2)지금 변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미래에도 과연 괜찮을까? (3)만약 변해야 한다면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 또한, 앞서 설명했던 단계별 전략수립 시 경영자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1)내가 속한 약국이 추진하는 각 사업부문의 국내·해외 경쟁환경은 어떠한가? (경쟁환경), (2)과거 3년간 내가 속한 약국의 경쟁자는 어떻게 활동했는가? (경쟁자의 변화); (3)같은 기간 동안 나의 사업부문은 어떻게 활동했는가? (조직의 혁신); (4)향후 경쟁자가 어떻게 나를 공격할 것인가? (경쟁자의 전략); (5)나는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는 전략을 보유했는가? (경쟁우위 전략)

마지막으로, 약업경영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수시로 해야 할 질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어디서 경쟁하는가? 이는 약국의 사업영역(business domain)을 결정하는 것으로 경영자원의 전략적 배분과 관련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흔히 사업영역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매력도, 제품·고객 믹스, 유통채널, 광고홍보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2)어떻게 경쟁할 것인가? 이는 선정된 사업영역에서 경쟁방식을 결정하는 것으로 고객을 위한 본질적 가치의 설정, 가치전달을 위한 business process system의 구축, 핵심역량에 입각한 성장방식의 선택 등을 포함한다. (3)언제 경쟁할 것인가? 이는 동태적 관점에서 전략적 의사결정의 타이밍, 업무추진의 일정이나 속도를 결정하는 것으로서 사업영역 및 경쟁방식의 선정 못지않게 약국(또는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현대 경영학의 구루(Guru) 중 한명인 하버드대의 피터 드러커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Five Most Important Questions’에서 경영자는 다음의 다섯 가지 질문을 자신에게 항상 던지며 답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1)”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미션), (2)”반드시 만족시켜야 할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 (3)”나의 고객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가?” (고객가치), (4)”어떤 결과가 필요하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결과), (5)”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계획) [그림1]. 


그림 1. Peter Drucker’s Five Most Important Questions (출처: https://goo.gl/n6Upt1)

2022년도부터는 완전히 6년제로 전환된 약학교육이 시작된다. 이에 필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싶다. 약대와 교육자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약료의 전문성과 경영의 탁월성을 발휘할 인재를 교육시킬 준비가 되었는가? 약대생들은 미래사회의 주역이 되기에 충분한 역량을 준비하고 있는가? 약업계는 변화를 수용하며 진정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는가? 약사직능단체는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전략과 방안을 수립하였는가? 약사는 고객, 환자, 자신을 위한 최고의 질문을 계속 던지고 있는가?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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