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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로 현상으로 인해 집안에 곰팡이가 증식하고 이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일단 원인이 분명할 때는 그 원인부터 제거하는 게 먼저다. 곰팡이가 눈에 띈다면 제거해야 한다. 개가 고양이 털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실내에서 함께 사는 건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대한 접촉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다. 필요에 따라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약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처방 없이 사용하는 약으로 항히스타민제가 대표적이다. 이 약은 진정작용이 있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와 진정작용이 없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 나뉜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여 중추신경계에 들어갈 수 있어서 진정작용이 나타나지만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그렇지 않다.
보통 감기약에 들어있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고 주의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운전이나 기계 조작을 해야 하는 경우는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 심하게는 전날 저녁에 약을 먹고 나서 다음날 낮까지 졸릴 수 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얼마나 졸음을 유발하느냐 하면 그 부작용을 반대로 이용하여 수면유도제로 사용될 정도이다. 실제로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한 수면유도제는 대부분 항히스타민제이다.
약이 정말 안 졸린가에 대해서는 약사와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감기약이나 알레르기 비염약 중에 졸음이 덜하다고 표시된 약에도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는 제품이 흔하다. 이들 제품이 덜 졸리다는 건 다름 아닌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에 불과하다. 졸음을 유발하는 약과 카페인을 함께 먹는다고 졸리지 않은 건 아니다. 사람에 따라, 몸 상태에 따라 졸릴 수도 있고 안 졸릴 수도 있다. 절대 졸면 안 되는 상황을 앞두고 이런 약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항히스타민제 중에서도 클로르페니라민, 디펜히드라민과 같은 1세대가 특히 졸음을 유발하는 진정 작용이 흔하게 나타나고 2세대 가운데 세티리진은 전체 복용자의 10%에서 진정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로라타딘도 2세대 항히스타민제이지만 권장 용법보다 많은 양을 복용하면 졸릴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펙소페나딘, 데스로라타딘, 레보세티리진과 같은 항히스타민제를 3세대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은 졸음 부작용이 2세대보다 더 줄어들어서 거의 나타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졸음을 유발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감기약에 자주 쓰이는 건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을 먹고 자면 낫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기 증상 완화에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가 2, 3세대 항히스타민제보다 조금 낫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감기에 이들 항히스타민제 사용을 무작정 권하기는 어려운데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으로 항콜린 작용도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폐쇄각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사용을 피하는 게 좋다.
먹는 항히스타민제 대신 뿌리는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들 약은 막힌 코를 뚫어주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너무 자주 연속으로 사용하면 약물성 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약을 안 쓰면 더 심하게 코가 막히고 비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논란이 있긴 하지만 가급적이면 5일 이상은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를 연속으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콧속이 가려운 증상이 동반되거나 알레르기가 아닌 혈관운동성 비염일 때는 비충혈제거약에 더해 항히스타민제를 함유한 스프레이를 쓰는 게 나을 수 있다.
코를 식염수로 세척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콧속 점액질을 씻어내고, 그와 동시에 호흡할 때 묻어 들어온 먼지와 이물질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알레르기 증상은 인공눈물이나 안약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항히스타민제는 주로 가벼운 알레르기 증상에 사용하는 약으로, 증상이 심한 사람은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아,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분무제 같은 처방약을 타서 쓰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끝으로 누군가 비염을 완치하는 약이 있다고 소개할 때는 아직 그런 약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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