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 사람은 모두 다르다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2018-11-28 09:40
▲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사람의 얼굴이 다르고 미의 기준이 다르듯 성형수술도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미적 기준을 다른 사람의 눈에 맞추어 버린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평가에 자신을 맡겨 버린다. 이러한 맹목은 성형수술에서도 이어진다.

어떤 환자는 아예 자신이 수술법을 결정해서 온다. 인터넷에 난무하는 정보를 토대로 진단을 내리고 수술법은 물론 회복기간에 성형 후의 모습까지 결정해서 나타난다. 더욱 문제인 것은 그런 환자일수록 막무가내라는 것이다.

물론 내가 장사를 한다면 굳이 그런 환자를 설득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죠” “네” “달라진 모습에 놀라실 겁니다” “완벽합니다” 이런 말을 하면 환자의 기분은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의사다. 최적의 수술법을 이야기하고 만일에 있을지 모르는 수술의 부작용과 수술 후 얼마의 회복기간이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한 환자는 내 말을 잘 들으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다른 방법을 권할 때는 오히려 나를 의심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가 장사꾼으로 오해를 사고 마는 것이다. 

특히 곤혹스러운 경우는 수술법과 회복기간에서 나타난다. 수술은 한 마디로 변수와의 싸움이다. 물론 기본적인 과정은 존재한다. 그렇지만 모든 수술은 다 다르다. 성형은 매뉴얼에 따라 반도체를 찍어내는 공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1mm가 아니라 1/1000mm에 해당하는 마이크론의 차이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규격이 없다. 규격이 없기 때문에 똑같은 쌍꺼풀 수술을 해도 모두 조금씩 달라진다. 그런데 어떤 환자들은 그런 규격을 요구한다. 그것도 모든 것을 스스로가 정해 오는 것이다.

‘몇 미리를 절개하고 몇 미리를 붙이고 몇 미리를 높이고….’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돌팔이가 사람 잡는다고 환자 스스로가 돌팔이가 되어 자신을 망치고 있는 셈이다. 전문의와 돌팔이의 차이란 환자 개인에게 맞는 수술기법을 얼마나 지니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환자가 요구하는 수술과 환자에게 맞는 수술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판단을 내린 후, 거기에 맞는 수술을 할 수 있으려면 다양한 수술을 경험해야 하고, 또 다양한 수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경험 많은 의사를 전문가가 아닌 점쟁이로 착각하기도 한다. 수술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다. 수술은 환자에게 내가 할 줄 아는 수술만을 도식적으로 적용하는 게 아니다.

수술이란 결국 환자와 의사는 물론 여러 사람들이 함께 협력해 에러를 최소화하고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한 행위이다. 개인의 회복시간, 사회활동 여부 등의 조건과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수술 자체가 본인에게 적절한가를 판단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자기 결정의 오류는 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은 환자에게는 수술을 만류하기도 한다. 물론 나 역시 내 판단이 옳다는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 동료 의사의 의견을 참고한다. 이 모든 과정과 행위가 결국은 환자를 위한 최선의 길이다.

어떤 병원에서는 수술법에 따라 붓기가 없다고 하는데, 수술법에 따라 붓기가 달라지는 것은 10%정도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의 조건이다. 좋은 학원에 간다고 다 공부를 잘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생각해보라. 우린 똑같은 사람이지만 체질이 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소주 몇 병을 마셔도 끄떡없지만 어떤 사람은 한 두 잔만 마셔도 쓰러진다. 어떤 사람은 노래를 잘하지만 어떤 사람은 음치다. 마찬가지로 상처가 빨리 아무는 사람이 있고 늦게 아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의 몸에는 매뉴얼이 없는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남들보다 조금 늦게 회복이 되더라도 조바심 낼 필요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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