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성형은 패키지 상품이 아니다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2018-10-31 09:40

▲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의술을 다른 말로 일컬어 인술(仁術)이라고 한다. 사람을 살리는 어진 기술이기에 인술이라고 부른다. 의사의 메스는 사람을 살릴 수 있다. 하지만 의사의 메스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그 차이는 인술과 상술, 인술과 기술 사이에 놓여 있다. 돈에 눈이 먼 의사의 의술은 사람을 살리는 인술이 아니다. 그건 하나의 기술일 뿐이다.

지금도 많은 의사들이 인술을 펼치고 있다. 성형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성형의가 의사의 본분을 잃게 되면 성형의술은 인술이 아니라 기술로 변한다. 말없이 인술을 펼치고 있는 의사들을 위해 나는 기술자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것은 또한 내 자신에게 울리는 경종이기도 하다.

불가에서는 욕심을 칼끝에 바른 꿀로 표현한다. 그 달콤함을 참을 수 없어 칼끝의 꿀을 핥다 자신의 혀가 갈라지는 줄도 모른다. 돈에 눈이 먼 의사들의 말은 칼끝의 꿀처럼 달콤하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성형수술은 하나도 아프지 않다.

아침에 수술하고 점심에 출근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 눈․코․입 조금만 고치고 턱 조금만 깎고 가슴에 보형물 넣어주고 여기 저기 지방 흡입해주면 바로 S라인 미인으로 변한다. 그것도 한꺼번에 고칠 수 있다.

환자는 이성이 마비된 것처럼 칼끝의 꿀을 핥는다. 아무 고통 없이 그렇게 빨리 단지 몇 차례의 수술로 지긋지긋한 외모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턱을 당기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거리를 걷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성형수술이 그렇게 달콤하기만 한 것일까? 의사는 수술과정과 통증,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부작용에 대해서 설명해야 한다. 쌍꺼풀 수술을 받고 완전하게 자리를 잡는데 6개월이 걸린다. 윤곽수술, 유방성형술, 주름살수술, 지방흡입술 등 전신마취로 시행되는 수술의 경우 아주 드물지만 안면신경마비, 감각저하, 염증, 출혈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다.

기술을 파는 의사의 달콤함에 푹 빠졌던 한 여성이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했다. 그녀는 단지 아름다움을 얻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2달 동안 2차례에 걸쳐 9가지의 수술을 받았다. 복부지방을 흡입하고 유방을 확대하고 광대뼈를 축소했다.

얼굴의 주름을 피고, 사각턱 수술, 코 수술, 코 바닥 융기술, 얼굴과 종아리에 보톡스 주입을 받았다. 그녀는 현대 성형술이 창조한 완벽한 아름다움의 결정체가 될 운명이었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어느 날, 복부에 이상한 주름이 발견되었다. 복부지방흡입술 이후 과도한 섬유성 유착과 연조직 구축현상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다. 유방 삽입물도 내려앉았다. 설상가상으로 좌측 유방의 일부분의 감각이 소실되었다.

광대뼈 축소술 후엔 얼굴 양쪽에 탈모현상이 나타났고 주름 수술 후에는 왼쪽 뺨 하부에 6cm 길이의 비정상적인 주름이 나타났다. 단지 아름다움을 원했던 그녀는 가슴의 감각을 영원히 잃게 되었다. 지울 수 없는 상처처럼 반흔과 주름을 평생 갖고 살아가야 할 터였다.

그녀는 법정투쟁을 통해 수 천 만원에 이르는 배상금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영원히 잃게 된 사람에게 수 천 만원이 무슨 위로가 되겠는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아름다움은 이제 그녀에게 영영 실현되지 않을 꿈이 되고 말았다.

성형은 단 한번에 모든 것을 수술해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게 해주는 패키지 상품이 아니다. 엄연한 의술이다. 어떤 수술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어떤 방법이 나한테 맞는 방법인지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얼굴 한 부위를 수술하면 전체의 이미지가 바뀐다. 바뀐 모습을 본 후 다음 수술할 부위를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한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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