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치료의학의 시대를 넘어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2018-10-17 09:40
▲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대부분 ‘자기 배려’라는 삶의 기술을 모르고 살아온 분들이다.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에게 몰두하고, 자신을 돌보는 삶이란 늘 ‘다음 기회’로 밀어둔 채 자식만 보고, 앞만 보고 달려오신 분들이다. 성형은커녕 자신의 건강조차 제대로 돌보지 못한 분들이 대한민국의 노인들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은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전력을 다해왔다. 의학 역시 국민 건강의 관점에서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집중해 왔음은 물론이다. 한마디로 20세기가 치료의학의 시대였다면 현대는 예방의학을 넘어 미용의학의 시대로 접어드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앞서 말했듯 평균 수명이 길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영양 상태가 호전되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수명도 늘게 되었다. 평균수명이 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 한편에선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에 따라 사회적 활동 기간이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비아그라 등의 개발로 노년의 성생활 역시 충분히 가능하게 되었다. 노년의 생활방식과 활동 범위가 다른 차원으로 변하고 있는 지금, 우리 앞엔 노년의 바람직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 성형의학의 변화 역시 건강한 몸과 더불어 아름다운 외모를 만들기 위한 미용의학의 중요성이 강화되는 쪽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내 나이를 새 사십, New Forty라고 이야기한다. 거꾸로 읽으면 십사세와 발음이 비슷한, 내 나름의 우스갯소리이다. 하지만 결코 객쩍은 소리만이 아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나이 육십은 새로운 사십이다.

펄벅이 대지를 쓰던 시대, 메뚜기가 생존을 위협하던 시대, 먹고 사는 것이 문제였던 시대의 나이 ‘육십’과 지금은 다르다. 보편적 차원에서 생존의 문제가 해결되고 영양과 발육 상태가 좋아진 지금의 나이를 예전의 나이와 등치로 놓을 수는 없다.

우리의 가장 가까운 진화의 갈래인 현생인류는 5만 년 전부터 출현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길다고만은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원시의 상태에서 지금의 문명을 쌓아온 기간은 25년을 한 세대로 잡아도 2,000세대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간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가? 그리고 지난 100년 간의 지식의 축적은 또 얼마나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는가?

이젠 노화의 메커니즘을 세포와 유전자의 수준에서 연구하고 있다. 그와 함께 치료의학의 시대를 넘어 예방의학과 미용의학의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 나는 성형주치의의 필요성도 생각해본다. 한 번의 수술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감기에 걸린 사람도 자신에게 잘 듣는 약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약, 저 약을 먹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았을 터이다. 그건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암 환자의 치료는 하나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러 가지 치료법 중에서 가장 효과가 있는 치료법을 찾는다. 성형 역시 마찬가지다. 그 사람에게는 가장 잘 맞는 방법이 존재한다. 그 방법을 찾아서 그 사람을 가장 잘 아는 의사와 함께 한다면 성형의 오차도 훨씬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성형에서만큼은 그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 한다. 한 번의 오차 때문에 다른 사람을 찾고 그곳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또 다른 의사를 찾는다. 그렇다고 오차범위는 줄지 않는다. 주치의란 그런 오차를 줄여 최적의 시술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잊고 있었던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과정이 꼭 필요할 것이다.

나는 30여년을 성형외과 의사로 지냈다. 성형의학의 숨 가쁜 변화를 만들고 또 체험했다. 앞으로도 나는 성형의학의 새로운 변화를 현장에서 목격하고 체험할 것이다.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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