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 나의 삶은 늙지않는다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2018-09-27 18:03
▲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노화의 시계는 평균 25세부터 작동하기 시작한다. 50세 정도에 이르면 얼굴 전체에 주름살이 생기고 날카롭던 턱선은 긴장감을 잃게 된다. 눈꺼풀은 생기 없이 늘어져 눈동자를 가리고 눈 지방주머니는 불룩하게 튀어나온다.

인간의 수명은 늘어났지만 노화의 시계는 전과 다름없이 우리 신체 곳곳에 자신의 시간을 기록한다. 결국 특별한 ‘동안’이 아닌 우리들 대부분은 4,50년을 노인의 얼굴로 살아가게 된다.

마흔 이후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처럼 얼굴은 그 사람이 살아온 자취를 간직한다. 또 인간은 얼굴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는다. 그 정보가 합리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얼굴은 감출 수 없는 사실들을 담고 있다. 얼굴이 알려주는 여러 정보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데도, 쓸만한 인재를 고르는 데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한다.

여러 실험을 통해 가장 까다로운 선택과 판단이 이뤄지리라 기대했던 이성간의 끌림 역시 순간적인 판단에 기초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순간적인 판단은 이성이 아닌 시각, 청각, 후각 등의 감각에 의존한다. 찰나에 감지되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그 사람의 체취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람의 얼굴이 나를 잡아끈다. 

현대 사회에서는 다른 어떤 감각보다 시각을 중요하게 여긴다. 시각 정보인 얼굴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노안’이란 그런 점에서 심각한 약점이 될 수 있다.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얼굴, 즉 노안은 제 나이보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신호로 파악되기 쉽다.

더불어 남보다 많은 고생을 했다는 표지로 읽힐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것은 ‘노안’에 대한, 혹은 ‘노안’이 불러일으키는 선입견이며, 인종차별과 다를 바 없는 편견이다. 그러나 ‘안티-에이징’을 외치는 현실에서 ‘노안’과 ‘노인’이 받는 차별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노인들이 성형외과를 찾는 이유는 ‘나이 듦에 대한 거부’보다는 ‘나이 차별에 대한 거부’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다. 중년 이후의 성형은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 충실도, 만족도를 나타낸다. 어버이날이나 생일에 효도 선물로 주름제거성형수술을 해준다는 것은 더 이상 화제 거리도 되지 않는다.

요즘은 나우족(New Old Wemen)이나 루비족(Refresh, Uncommon, Beauty, Young), 노무족(No More Uncle)처럼 40∼50대가 넘어도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을 거부하고 운동이나 성형수술 등으로 젊어 보이려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수명을 유지하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 성형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중년 남성 환자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조기퇴직 이후에 뭔가 다른 삶을 살고자 외모의 리디자인(redesign)으로부터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쑥스러워 안경이나 모자를 쓰고 왔던 이들이 이젠 당당하게 병원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주름 없이 팽팽해진 얼굴과, 불룩해 심술궂어 보이던 눈 밑 부분이 매끄러워져 한결 젊어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는 행복해한다.

물론 성형수술이 주름을 감추는 화장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다. 마술처럼 20대의 얼굴로 되려주지도 않는다. 다만 충분히 자신의 얼굴을 관리하고 보완할 수 있음에도 나이 들어가는 얼굴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젊고 건강한 정신과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얼굴이 젊어지면 마음도 젊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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