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 약사 레지던트

약업신문 편집부
2017-10-11 09:40
▲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약국이 Howard 약대 근처에 있어 그 곳 학생들을 인턴으로 많이 쓰고 있다. 그 중에 하나인 엠마는 내년 5월에 졸업하는 약대 4학년인데 운 좋게도 졸업 후 우리 회사 취직이 약속되었다. 일도 잘 하고 똑똑하긴 하지만 약사 취업난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반증인듯하여 반갑다.

체인 약국에 취업이 약속되었지만 엠마는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지원해 본다고 한다. 레지던트? 의사들처럼 약사들도 레지던트 프로그램이 있다. 병원에서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PGY1 (Postgraduate year 1), PGY2로 총 2년 과정이다.

PGY1은 각 병동을 도는 의사의 인턴 과정 같은 것이다. Clinical Pharmacist의 지도아래 의사 등과 환자의 투약에 대해 토의하고 결정하는데 참여하는 과정이고 PGY2는 특별 병동에 resident해서 자기의 전공을 갖게 되며 프로그램 이수 후 Clinical Pharmacist가 되는 과정이다.

약사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대부분의 병원은 약사채용조건을 PGY1을 수료한 약사로 제한하였고 당장 취업이 힘든 학생들은 2+4년에 PGY1, 1년을 더하는 사실상 약대 7년제가 정착되고 있는 모습이다.

체인 약국이 약사 취업난을 틈타 약사의 초임을 낮추고 심지어는 초임 약사를 파트타임으로 채용하는 등 약국 취업 조건이 나빠졌고 거기에다가 약국의 근무강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따라서 이전과 달리 병원 근무가 신진 약사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요즘 레지던트 지원이 급증하고 있다. 엠마의 동급생들도 대부분 체인 약국의 취직과 관계없이 레지던트를 지원한다고 한다.

병원에선 레지던트라는 명목으로 약사를 싼 값(연봉 4만 달러 정도)에 고용할 수 있고 약사들은 1년 더 공부하면서 평생직장을 잡을 찬스가 올라갈 수 있으므로 레지던트제도는 매년 더 확장되고 있다. 한편으론 레지던트로 이동하는 약사 수가 연 4,000여명에 이르므로 약사 수급 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시카는 오하이오 병원의 암 병동에서 일하는 임상약사다. 그는 PGY1과 PGY2 레지던트를 마치고 임상약사가 되었다. 그는 이 병원에서 말기 암환자의 통증약물 선택과 조제를 담당하고 있는데 환자와 가족, 약을 투여하는 간호사 등을 교육하고 의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약물 조제, 용량 변경, 투여방법 변경 등의 일들을 하고 있다.

이 병동 환자 중 Neil은 말기 췌장암 환자였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감지한 Neil은 마지막을 집에 가서 가족들과 같이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통증으로 고통이 너무 심한 닐은 통증으로 인해 병상을 벗어 날 수도 없었고 가족과 얘기 나누기도 힘들었다. 그렇다고 마약성 진통제의 용량을 더 올리는 것은 통증뿐 아니라 다른 기관도 마비시키는 작용을 해서 닐이 가족과 의사 소통하는 것이 더욱 방해하였다.

임상약사인 제시카가 연구 끝에 제시한 것은 주로 마취제로 쓰이는 Ketamine 이었다. 토론 끝에 이 약이 환자에게 투여되었고 환자는 기적적으로 병상에서 일어나 자기 집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었다.

이 경우처럼 임상약사는 약사 중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케어하는 보람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약사 직능이다. 따라서 이런 이유로 임상약사가 되려는 학생에게 2년의 추가 교육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기간일 것이다. 임상의사처럼 응급상황에 병원으로 달려가야 하는 전국의 임상약사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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