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약효가 좋아서 당장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약초라도 희귀해서 주변에서 구할 수 없다면 한 낫 그림의 떡이다. 익모초는 이런 점에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약초로 효용가치가 큰 식물이다.

예날 약이 귀하던 시절 대부분의 민초들은 산과 들에 철마다 돋아나는 식물들이 민간약으로 상비약 역할을 톡톡히 했기에 아마도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은 모름지기 익모초 신세를 지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익모초는 꿀풀과에 속하는 월년초(2년생)로서 양지바른 들판이나 밭둑에 자라고 있어서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다. 1-1.5 m 정도 높이로 곧게 자라고 가지를 많이 치며 줄기가 네모져 있다. 잎은 마디마다 2징씩 마주나고 3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입자루가 있다. 갈라진 잎 조각이 다시 또 2-3갈래로 얕게 갈라지기도 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익모초는 꿀풀과 식물이라 꿀도 많아서 많은 곤충이 찾는 밀원식물이기도 하다. 7-8월에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마다 연한 홍자색 입술모양 꽃이 여러 송이가 층층이 돌려가며 핀다. 꽃송이는 꽃의 길이가 1cm 정도로 매우 작다.

꽃은 입술모양을 닮아서 위 입술과 아래 입술로 갈라지며 다시 위 입술은 2개로 갈라지고 아래 입술은 3개로 갈라진다. 아래 입술 중심조각에는 흰 줄이 새겨져 있다. 암술은 1개이고 수술은 4개로 2개는 길고 2개는 짧다. 꿀풀과 식물 꽃들이 갖는 특징으로서 이런 현상을 이강웅예(二强雄蕊)라 한다.

익모초라는 이름은 ‘어머니(母)에게 유익한(益) 플(草)’이라는 뜻에서 생겨났으며 실제로 여성질환에 많이 사용된다. 속명 레오누루스(Leonurus)는 희랍어로 ‘사자’라는 뜻의 레온(leon)과 ‘꼬리’라는 뜻의 ‘오우로스’(ouros)의 합성어로서 ‘사자꼬리’라는 뜻이다. 익모초의 잎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영어명도 속명을 그대로 옮겨놓은 ‘사자꼬리’라는 라이온스테일(lion’s tail)이다.


익모초와 관련된 전설도 전해진다. 대고산 아래 수랑(秀娘) 이라고 하는 마음씨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다. 나이가 차서 시집을 가서 임신을 하게 되었다. 하루는 물레로 실을 뽑고 있는데 갑자기 상처 입은 노루가 집안에 뛰어들어 왔다. 사냥꾼에 쫓기는 상황임을 알아 챈 수랑은 노루를 걸상 밑에 숨겼다.

뒤이어 엽총을 든 사냥꾼이 상처 입은 노루를 못 보았냐고 물었다. 동쪽을 가리키며 저 방향으로 달아났다고 했다. 사냥꾼이 동쪽으로 달려가자 노루를 서쪽으로 달아나게 했다. 며칠 후 수랑은 출산을 하게 되었는데 난산이었다. 산모와 태아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목숨을 건져준 바로 그 노루가 입에 풀잎을 물고 나타났다. 수랑은 그 풀을 다려서 마시고 무사히 옥동자를 출산을 하게 되었다. 노루가 물고 온 약초가 바로 익모초였던 것이다.   

한방에서는 줄기, 잎, 꽃 전초를 사용하는데 꽃이 핀 직후에 수확하여 건조한 것을  익모초라하고 씨앗을 충위자(茺嶎子)라 한다. 술을 담기도 하고 차로 이용하기도 하나 워낙 쓴맛이 강하다. 민간에서도 산전산후 산모에게 익모초를 대려서 복용시키는 경우가 많다.

산후출혈지혈, 월경불순, 월경조절, 대하 등 부인과 질환에 많이 쓰인다. 현대과학적인 연구에서도 익모초의 약효가 입증되었다. 익모초의 물 추출물은 토끼나 개의 적출자궁을 수축시키고 흥분작용을 나타내며 정맥주사하면 혈압이 내려간다. 이뇨작용과 혈액순환 촉진작용도 있다.

알려진 성분으로 쓴 맛을 갖는 고미성분(苦味成分)인 레오누린(Leonurine)과 레오누리리딘(Leonuridine), 스타키드린(stachydrine)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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